- 옛날의 소위 선전하는 자는 승리하기 쉬움을 승리하는 자이다.
古之所謂善戰者는 勝於易勝者也라
- 그러므로 잘 싸우는 자의 승리에는 지혜로운 이름도 없고,
용맹스러운 공도 없다.
故로 善戰者之勝也는 無智名 無勇功이라
- 그러므로 승병은 먼저 이기고 나서 싸움을 구하며,
패병은 먼저 싸우고 나서 승리를 구한다.
是故로 勝兵은 先勝而後求戰하며 敗兵은 先戰而後求勝이라
- 손자병법 군형편(軍形篇)
손자병법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은 온갖 상황에서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뒤에 그런 내용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앞부분을 읽어보니 그것과는 거리가 조금 있는 듯싶습니다.
또한, 싸움에 있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위에 글이 적혀진 곳의 해의와 해설을 읽으니
이러저런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 예로부터 전해 오는 말과 같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전이란 이겨야 할 것을 이긴 것이다.
결코 무리하게 이긴 것이 아니다.
이길 만한 준비와 이유가 있어서
쉽게 이긴 것만이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
- "개가 사람을 물면 화제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그것은 화제가 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곳에 부자연한 이상함이 있어야만 화제가 되는 것이므로,
영웅이라 불리고 명장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사적이나 전적등은
어떤 의미에서는 선의 선이 아닌지도 모른다.
선전(善戰)이란,
국어사전에 '있는 힘을 다하여 잘 싸움'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있는 힘이란 싸움에 맞서 쓰는 힘도 있지만,
싸움을 하기 전에 싸움을 쉽게 하기 위해 쓰는 힘도 있음을 알았습니다.
자신의 군대를 양성하고 물자를 조달하는 등의
여러 준비를 철저히 하여 싸움을 쉽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승리를 얻어내는 것이 선전이라 하는 듯싶습니다.
손자병법을 읽어보면 전쟁을 권하지 않습니다.
전쟁을 하면 나라가 피폐해지는 것을 얘기하면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을 최상이라 얘기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세치 혀로 진나라의 침략을 막은 인상여가
온갖 싸움에 승리를 거둔 염파장군보다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두 번째 말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어려운 싸움,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를 거두는 사람을
영웅이고 명장이라 얘기하지만,
그것은 선의 선이 아니라는 얘기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생각해보았습니다.
영웅이고 명장이라 불리는 사람을 생각해보니
저는 '이순신'을 떠올렸습니다.
13척의 배로 133척을 격파한 명랑대첩을 비롯해
'23전 23승 무패'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고,
조선을 왜의 침략에서 구한 사람입니다.
그럼 그는 선의 선이 아닌 걸까요?
최소한 그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 그는 다가올 싸움에 대비해
거북선을 만들고 군사를 훈련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였기에 싸움을 쉽게 하여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또, 조정의 잘못으로 상황이 어렵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명랑대첩이죠.
하지만 이런 부자연한 이상함은 그 자가 원해서 된 것이라 아니라
다른 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의 선이 아닌 책임을 그에게 지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승병과 패병의 얘기를 보면
이 얘기는 수비의 입장이 아닌 공격의 입장인 듯싶습니다.
'먼저 이기고 나서 싸움을 구한다.'
이는 공격의 입장에 있거나
최소 성을 가지고 있어 시간을 벌 수 있는 곳이라면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의미로 해당 글에 동의를 하지 못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좀 더 생각해보았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양궁 선수들이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기사를 포털 메인에서 딱 한 번 잠시 보았습니다.
세계선수권 우승이라면 대단한 일임에도
여기에 대해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은 듯싶습니다.
(어쩌면 저만 낮은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양궁은 잘해왔다.
그렇기에 양궁 세계 우승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런 생각을 저는 가지고 있는 듯싶습니다.
그래서 그 일이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는,
위에서 얘기한 '개가 사람을 무는 일'이 되어버린 듯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웅이나 명장을 낮게 보는 것이 아닌
숨겨져 있는 영웅이나 명장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삶이라는 싸움에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
저도 그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승병은 먼저 이기고 나서 싸움을 구한다고 하는데,
크고 확연한 꿈을 세우고 나서 삶이란 전쟁에 뛰어들으라는 뜻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저도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참조
손자병법
PS
이번 글이 제 블로그 1,000번째 글이네요.
이 글이 올라가기 전의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 글이 1,000번째 글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정확하게는 틀린 수치입니다.
제 블로그의 글은 0부터 시작하니까요.
그러고 보니 어느 수학자의 아내가
짐의 개수가 15개가 맞는지 세어보라고 했을 때
수학자가 세어보니 14개였다고 합니다.
아내는 분명히 15개로 기억하는데,
남편이 자꾸 14개라고 하니 화가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나씩 세어보라고 했더니 이렇게 말했다더군요.
"자 봐. 0, 1, 2, 3, 4....."
(짐의 정확한 개수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15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글루스는 그 수학자의 셈법을 그대로 따라하는 듯싶습니다.^^;;
(하긴 C에서 배열의 항목에 접근할 때 그런 식으로 계산되죠.
그 이유는 포인터 때문(정확히는 계산)이라고 들었습니다.)
따라서 다시 제대로 계산하면
'기독교에 대해 주저리주저리'글이 1,000번째 글이네요.;;;;;
그럼 말을 바꾸겠습니다.
'NoSyu의 주저리주저리 글이 천 개가 넘었어요~^^'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나는 왜 슬프지 않을까? (8)2007/09/30
- 손자병법 (10)2007/08/14
- 손자병법 - 내가 싸우고자 하면 & 황충과 하후연... (14)2007/08/09
- 손자병법 - 선전이란 싸움을 쉽게 하여 이기는 것 (12)2007/08/06
- 손자병법 - 공성전 (14)2007/08/01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배고프면 도둑질... (8)2007/07/14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유권자도 읽어야 할 책 (2)200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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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000개 돌파를 축하드리옵니다!
음... 전 아직 500-600대라서 1000쯤가려면 일단 멀엇습니다(...)
/이녁/
축하 고맙습니다~^^
/Master-PGP/
Master-PGP씨는 상호방문덧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니 그러신 듯...
거기에 블로그와 홈페이지까지 가지고 계시니까..^^
우와~~ 1000 개라니..
얼마만한 열정이 있어야 포스트가 그 만큼 될 수 있을까요? ^^
잘하는 것은 늘상 잘할 것이라고 믿고 거기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도 같은 거겠지요. 지금은 우리의 모습이지만, 우리 부모님의 모습에 불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그 고마움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마래바/
글 하나당 성의없이 적으니까 가능한 듯싶어요.^^
마래바씨는 아주 공을 들여서 적으시니 포스트 숫자가 적으신 듯....
네.. 전에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은가?
그럼 열심히 노력해라."
그와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식이 생기고나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아직 부모님의 마음을 잘 모르겠습니다.
풍수지탄이 되지 않도록 하려고 하지만, 그게 참 어렵습니다.ㅜㅜ
음; 감사합니다 워낙에 멀티테스킹(...) 이엇습니다;;(...)
/Master-PGP/
멀티태스킹은 엄청 힘들어요.^^
먼저 1000개의 글 달성, 축하드립니다. (전 이제 막 100개 넘었는데 말이죠;; 갈길이 멀군요.)
개인적으로 손자가 말하는 '진정한 승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사자성어로 말하자면 '유비무환' 정도 될까요? 대비는 해놔도 나쁠 것 없다가 아니고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말이지요. ㅎㅎ (라고 말하면서 본인은 안합니다.. OTL 이것이 영원한 딜레마.)
/아르핀/
축하 고맙습니다.^^
학생이라는 직업이 어쩌면 준비의 직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배워도 배워도 왜 배우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황..
여기서 그 이유를 찾아 나서는 사람이 후에 제대로 된 준비가 되어 앞서가는 현실...
준비도 왜 하는지 모르지만 해야 하는 것처럼
학생의 공부(학과 공부를 비롯해 모든 공부겠죠.^^)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2년 동안에 1000개의 글이라..
그것도 꽤 시간과 공을 들여 쓰시는 글인데 대단합니다..
1000번째의 포스트 축하드립니다..^^
/Mizar/
사실 대충 적은 글이 대부분이에요.;;;
거기에 펌한 글이 5개 정도...;;;;
축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