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제 머리 왼쪽에 손이 하나 만져지더군요.

혹시 제 손인가 싶어 만져보았습니다.

 

그런데 제 손은 아니었습니다.

그럼 룸메의 손인가 싶어 룸메쪽 침대를 봤습니다.

룸메는 잘 자고 있더군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계속 만지고 있었는데,

그 손이 너무나도 차가웠습니다.

손의 모양을 하고 있으나 핏기가 하나도 없는 듯싶었습니다.

 

'귀신인가! 시체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른팔에 아무런 명령이 전달되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정확하게는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었지만, 감각이 전혀 없더군요.

 

 

알고보니 핏기가 없이 차가운 손은 제 오른손이었습니다.;;;

잠을 자면서 머리를 오른팔에 괴고 잠을 잔 것입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잠이 들었기에 팔에는 피가 통하지 않았고,

따라서 오른손은 핏기가 없이 차가워진 것입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왜 만졌을 때 제 손인음을 인식하지 못했느냐 하는 점입니다.

만약 제가 왼손으로 오른손을 만졌을 때

왼손이 만진 것이 오른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은

눈으로 제 왼손이 오른손을 만지고 있음을 보고 있고,

왼손으로 만져지는 촉각과 오른손에 만져지는 촉각이 동시에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어제 아침은 잠결이었기에 볼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래서 왼쪽에 있기에 왼손으로 만진 것입니다.

그 때 아무리 만져도 오른손에는 감각이 뇌로 전달되지 않았고,

따라서 이는 내 오른손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듯싶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최근에 읽어보고 있는 '철학이란 무엇인가'의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우리가 책상에 대하여 어떤 것을 안다고 한다면

그것은 책상과 결부되는 감각소여(感覺所與 : sense datum),

즉 갈색, 장방형, 매끄러움 등과 같은 것에 의존해야한다는 내용입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 12쪽)

 

제 오른손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움직이지 않고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면

오른손은 존재하는 것일까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만약 봉사라 눈으로도 볼 수 없다면 그 오른손은 어떻게 되는거죠?

 

자기 자신의 존재는 절대적인 확실성이 되어야 한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유명한 말.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서는 존재함을 의심할 수 없지만,

나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 이 오른손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오른손은 생각하지 않기에 그 존재 여부를 의심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새로운 얘기가 신기했는데,

이를 직접 경험하다니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독해 능력의 부족으로 많은 부분을 읽지 못했지만,

꾸준히 이 책을 읽어 위와 같은 질문에 대답하여야겠습니다.^^

 

 

PS

오늘 아침도 보니 양손을 괴고 자고 있더군요.

분명 베개가 있음에도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을 보면 베개가 낮은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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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니트 2008/01/27 1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 읽으셔도 왠지 답은 내리기 힘들것 같군요....(인식론쪽으로 들어가면 머리 아프지 말입니다..;;;;)

  2. NoSyu 2008/01/27 2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니트/
    그렇게 어려운 문제였나요?OTL....
    그래도 천재들이 했던 생각을 적은 그 책을 끝까지 읽는다면 힌트라도 얻을 수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3. 에로스 2008/01/29 0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렵군요. 오감을 통해서도 오른손을 느끼지 못한다면 과연 오른손은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
    결국 눈으로 보았기에 오른손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은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을 사용해도 되는 것인지요..;;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은 것인가 -_-;;

    아, 역시 철학은 어려워요. 1학년때 교양으로 들었던 철학입문 수업이 생각나네요. 기말고사였나 중간고사였나 cogito ergo sum을 뒤집어서 sum ergo cogito(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답지를 작성했던 것이 떠오르네요 하하;;

  4. NoSyu 2008/01/29 0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로스/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책상을 예로 들면서 감각을 통해 그 정보를 얻지 못한다면
    그 존재에 대해서 알 수가 없다는 얘기를 하면서
    존재 여부에 대해 의심을 하는 얘기를 한 듯싶습니다.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오감을 통해 오른손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면 그 존재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을지....
    그것이 궁금해졌습니다.

    학교 졸업을 위해 인문과학을 들어야 하는데, 철학입문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들어보니 너무 어려운 듯....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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