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의 어려움

in Life 2008/06/02 01:24

이번에 복학하고나서 청강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수학 전공 과목으로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이 강의하는 것이고,

교양으로 배운 것의 심화과정이기에 듣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과목에 학점을 투자하다보니 결국 수강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전공 수업으로 친구가 수업을 듣고 있기에 같이 듣고 있습니다.

제가 수강하고 있는 다른 전공 수업과 연강으로

같은 교실에서 이루어지기에 무리없이 듣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번 학기에 수업 두 개를 청강하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청강이란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구나...'

 

정말 그렇습니다.

수강하는 과목들은 시험을 위해 복습을 하고 문제도 풀어보지만,

청강하는 과목의 경우 투자하는 시간이 적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 레포트나 시험의 압박이 없는 것이겠지만,

핑계를 대자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저는 해당 수업의 수업료를 내지 않고 듣는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수학 전공 과목의 경우 인터넷 게시판에서 문제를 풀어 올리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서로 지적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 수강을 하지 않았지만 아이디를 얻게 되어 그 글을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점이 제가 문제 되는 점을 발견하여 글을 적고 싶지만,

이는 다른 학우의 공부할 기회를 뺏는 것 같아 언제나 주저합니다.

그 학우는 정당하게 돈을 내고 수업을 듣는 것이지만,

전 그렇지 않고 수업을 듣는 것이니

제가 그의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뺏을 수는 없지요.

 

제 전공 과목도 비슷합니다.

수업시간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겠지만,

제가 대답을 한다면 수업을 듣는 학우가 답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와

그것을 대답하여 맞는지 확인하는 기회를 뺏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극적으로 수업을 참여하게되니 자연스럽게 공부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최근 교수님으로부터 수업에 참여를 해달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청강생으로 그렇게 하면 안되는 것이 아닌가 고민했지만,

이유를 듣고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게시판에 글도 적고 수업 시간에 눈치껏 대답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학우들의 등록금을 뺏는 것 같아 미안한 생각만 드네요...

 

청강이란 생각외로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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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mc84 2008/06/02 0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굉장하군요. 저도 학기초에 결심하고 잠깐 시도해본 적은 있지만 청강을 꾸준히 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등록금은 정규 수강이든 청강이든, 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제반 비용의 일부로 거둬지는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동아리실, 학회(과)지원, 중앙도서관, 이런 저런 것들이 죄다 (등록금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 운영 예산에 의해 유지되잖아요?

    한편 청강이란 NoSyu님의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라 해당 수업을 진행해나가는 교수님과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성립하는것이지요. '수업을 듣는다'가 아니라 "환경을 공유한다"는 개념일 것 같습니다. 온라인만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라면 이런 개념이 존재할 수 없을 듯합니다.

    그러니 정규 수강과 청강의 본질적인 차이는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것에 불과합니다. 학기말에 교수와 학생에게 부과되는 "학점 부여와 학문적 성취의 증명" 의무를 제외하면, 그저 '수업에 참여한다'는 실제 경험만이 남겠지요.

    ※ 구구한 제 말을 요약하면, NoSyu님이 타 학우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단 얘기지요. 그게 어떤 상황이려나 생각해보자면, NoSyu님께서 학점에 구애되지 않고 과제를 제출하셨다고 가정할 때 교수님께서 정규수강생들과 함께 일률적으로 "상대평가"하는 바람에 정규수강생들중 누군가의 학점 서열이 밀려나는 일 정도일 듯. 긴 덧글 죄송합니다 ~_~;

    • NoSyu 2008/06/02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등록금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군요.
      수업료 뿐만 아니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군요.^^
      따라서 청강 역시 환경을 공유한다고 생각하니 편안해지네요.
      좋은 덧글 고맙습니다.ㅜㅜ
      전 어느 덧글이든 환영해요.^^ㅜㅜ

  2. 스슨생 2008/06/02 0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학과에서 온라인으로 문제가 올라온다라..
    대충 어떤 교수님 과목일지 예상이 가는듯 하네요.
    저도 청강이라는 것이 하고싶지만
    솔직히 저의 귀차니즘으로 인해서 실행을 못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내년에 복학하면 듣고싶었던 것은 청강을 하려구요.
    일단 생각하고있는 것이 2학년때 들었던 전공과목인데..벌써 다 까먹어서
    그게 힘들더라구요. 근데 수학과가 워낙 좁다보니 눈에 띄일것 같아서
    미리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들을까 합니다.

    근데 NoSyu님께서 그 수업을 청강함으로서
    뭐 다른 수강생들의 학점에 불이익이 없다면
    수업을 충분히 들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근히 청강생들이 조금씩 있더라구요.
    그리고 미리 교수님께도 양해를 구한다면 교수님께서도 설마 거절하시진 않으시겠죠?ㅎ
    저도 복학하면 청강을!ㅋ
    (도강이 아니에요!ㅋㅋㅋ)

    • NoSyu 2008/06/02 14: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수학과는 다르군요.^^;;;
      (전 아직 우리학과 교수님들 전부를 모르는터라...;;;OTL...)
      스슨생님도 청강을 준비하시는군요.
      저도 청강할 때 미리 교수님께 양해를 구했습니다.^^

      수업에 참여해서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사실 이것은 수동적인 학습인지라...
      직접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 권리가 청강생이 가질 수 있는지가 고민이었습니다.^^OTL...

  3. L_Psyfer 2008/06/02 0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경험이나 주변의 경우를 볼때, 청강생들은 점수와 과제 제출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마냥 풀어지기 마련인데, 최소한 NoSyu님 같은 이유의 어려움이 왠지 멋져 보입니다 ^^

    • NoSyu 2008/06/02 1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같은 이유로 헤이해졌습니다.^^;;;
      거기에 다른 하나의 이유가 더 있어서 거기에 대해서 자세히 적었을뿐입니다.OTL...ㅜㅜ

  4. 에로스 2008/06/09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등록금은 똑같은데 20학점을 꽉 채워듣는 학생도 있고, 일부러 15학점만 듣는 학생들 그리고 전학기 4.0을 넘어서 23학점도 듣는 학생들도 있는 것을보면.... 청강을 해도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수강생이 넘쳐나서 강의실 책상과 의자가 모자란 수업이면 아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그냥 들어가서 수업을 들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는 것도 그리 필요치 않다고 생각됩니다. 여태껏 청강을 이유로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면 더 좋아하면 좋아하셨지 거부하신 교수님은 없었습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면 양해를 구하지않고 수업을 들어도 좋을듯싶어요.
    물론 원 수강생들에게 피해를 주면안되겠죠. 떠드는 등의 수업방해는 당연히 해당되지만 의문나는 점에 대한 질문은 원 수강생들에게 오히려 발전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니 여기에 포함되지 않을거에요.

    저도 청강을 많이 해봤는데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원 수강생과 똑같이 과제를 하고 중간, 기말고사도 보는 것입니다(물론 제출은 하지않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20학점이나 23학점을 들으며 청강까지 하는 것은 좀 무리인듯합니다. 그래도 하고자하는 마음만 있으면 또 다 할 수 있지요 ^^

    • NoSyu 2008/06/10 1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자리도 있고 교수님께 양해도 구했고, 한 청강은 수업을 듣는 친구와 같이 듣고 있기는 하지만,
      종강이 난 이 시점에서도 같이 들었던 학우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물론 떠들거나 한 적은.... 있기는 있구나..OTL....)

      중간, 기말고사를 같이 보는 것도 생각을 하였지만 그걸 청강생이 해도 될 일인지 역시 의문이었습니다.
      (상당히 소심한 듯....;;;)
      이번에 23학점에 두 청강이라는 일을 하였더니 학기 어떻게 돌아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ㅜㅜ

      분명 1학년 때는 한 학기가 매우 길고 재미있는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만,
      복학을 하고 나니 정신 없이 지내고 보니 벌써 종강이네요...;;;
      아직 5월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가득 남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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