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 게시판에 적혀진 글 하나를 보고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글쓴이는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회를 갔는데

선후배 중에 잘 사는 사람이 매우 많다는 것을 얘기합니다.

여자들은 다들 명품을 끼고 있고 남자들은 외제차를 끌고 다닌다면서

자신은 그러하지 못해 열등감 폭발이 심하다고 합니다.

 

 

그 글은 저에게 별 생각이 없게 읽혀졌습니다.

하지만 댓글로 우리 학교에도 잘 사는 학우들이 많다는 얘기가 있군요.

그 글을 보자 복학한 후 휴대폰이 고장났을 때 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휴대폰은 제일 좋은 것으로 사라.

괜히 싼 것 사서 애들한테 업신여김 당하지 말고...

돈 모자라면 아버지가 보내줄게.'

 

뻔히 잘 사는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저 자신이 소득이 없다는 것 역시 알고 있기에

사고 싶은 것은 많지만 반드시 참아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인지 이제는 덤덤해졌습니다.

 

거기다 휴대폰의 좋고 나쁨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듯싶습니다.

물론 좋은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면 그만큼 재력이 된다는 뜻이지만,

싼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며 업신여긴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성품이 문제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아버지께

'만약 그런 사람이 있으면 저도 업신여길게요.'

라고 대답한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니 저 역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군요.^^;;;

 

 

이후 아버지께 전화나 얘기를 나누면 언제나 돈이 부족하지 않는지를 물어보십니다.

무언가 꿀리는 것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구입하며

그 때 돈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얘기하시랍니다.

 

하지만 저 나름대로 제 자산을 관리하고 있고 소비를 억제하며 살아가기에

잘 사는 것에 대한 부러움이 없을수는 없지만

돈이 없는 것에서 느끼는 부족함도 없습니다.

그리하여 언제나 괜찮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왜인지 모르게 아련합니다.

 

 

아버지는 지금까지 여러 일을 하시다 현재 회사 택시기사를 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언제나 부모님은 성실하셨기에 부족함 없이

저는 정말 행복하게 자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부모님께서 자신감을 가지면서 살아가셨으면 하지만

아버지께서 알고 제가 모르는 세상은 그러하지 못한 듯싶습니다.

 

 

아들이 잘되면 아버지도 자신감이 생기실까요?

과연 잘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학생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공식적인 자료로는 부모님께 기쁨을 줄 수 있어

현재 학생 신분인 저는 거기에 충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학 졸업까지... 87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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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바욘의_단_울휀스 2008/10/01 2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님이 자라오신 환경. 그리고 그속에서 자아가 다져지는 과정들이
    노슈님이 거친것과는 달라서이겠지요.

    • NoSyu 2008/10/02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아버지께서 해주시는 자신이 어렸을 때 일을 들으면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어려서 아버지(그러니까 저에게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더욱 고생이 심하셨던 듯....
      그리하여 자신감이 많이 없어진 듯싶습니다.
      그렇기에 저를 자신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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