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경험한 선배의 지혜를 빌지 않고

실패하며 눈이 떠질 때까지 헤매곤 한다.

이 무슨 어리석은 짓인가.

뒤에 가는 사람은 먼저 간 사람의 경험을 이용하여,

같은 실패와 시간 낭비를 되풀이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선배들의 경험을 활용하자.

그것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인 것이다.

 

 

교수님이 소개하신 글입니다.

찾아보니 괴테의 말이 맞는 듯싶습니다.

(요즘 의심병이 심하여 누구의 말이라고 하면 검증부터 하는터라...ㅜ)

 

 

이번 학기에 생명의 과학이라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거기서 Self-Question Self-Answer(SQSA)라는 형태의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질문을 올리고 거기에 대해 손님과 자신이 토론하여 답을 얻어내는 것입니다.

두 달간의 Question 준비 기간 동안 여러 질문을 생각하였고,

그러다 제가 선택한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경험은 왜 유전되지 않을까? 그리고 유전될 수 있을까?'

 

저 질문을 생각하고 있을 때는 집으로 내려가는 기차를 탔을 때입니다.

그 때 앞의 좌석에는 부부와 그 딸로 보이는 아이가 앉았습니다.

아이는 호기심 많은 눈으로 이리저리 둘러보며 부모와 함께 있더군요.

 

그러다 아이가 목이 말랐는지 물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물병을 제대로 빨지 못해 물이 입을 벗어나 흘러내렸습니다.

그러자 부모는 아무 말 없이 손수건으로 흐르는 물을 닦아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은 물을 마실 때 물을 흘리지 않을 정도의 경험이 쌓여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저도 포함이지만...) 물을 흘리지 않고 잘 마실 수 있고,

아이는 물을 잘 마실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경험이 유전적으로 전달되어 아기의 발생 시 발현된다면

굳이 손해(여기서 손해는 물을 흘림)를 입어가며 배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이를 좀 더 발전시켰습니다.

'항원-항체 반응의 경우 항원에 따른 경험적 결과물로 항체가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항체의 경우도 유전적으로 전달된다면

아기는 태어나 장티푸스니 하는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닐까?

부모는 어른이라 이런 병균에 이겨내었을 확률이 높기에

아기가 장티푸스에 걸리는 고생을 하지 않도록 전달한다면 좋지 않을까?'

 

그리하여 저런 제목의 글을 적었습니다만,

제가 글솜씨가 없어서인지 혼자 재미있어하고 좋아했는지

제 토론방에 참여하고 답글을 적어주신 분이 두 분이었습니다.OTL....

 

하지만 그 분들 덕분에 유전이란 1+1=2, 3+4=7,... 이라는 결과물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 연산을 하면 두 개의 피연산자(숫자)를 받아 하나의 숫자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그 과정은 하나의 것에서 다른 하나의 것만큼 순서대로 증가하는 것이다라고

그 원리만을 전달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123415123+123423412과 같은 어려운 문제의 경우 답을 바로 얻을 수 없지만,

그것을 시간 내어 풀 수 있는 힘을 갖추도록 하는 것만 전달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처음의 얘기는 거인의 어깨 위로 올라가는 얘기이고,

후자의 얘기는 교육이란 결과물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원리는 배우는 것이라는 것에서

논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자의 질문이 시작된 이유 중 하나로

'왜 선배들이 배운 것은 죽음이라는 결과물로 버려지고,

아기는 선배들이 했던 경험과 그 속의 실패를 어김없이 배우는걸까?'였기에

조금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선배들의 지혜를 얻는 것이 아니라 빌리는 것인가요?

흔히 말하는 책을 통한 간접적 경험을 통해...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이사 프로그램을 Perl로 제작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이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검색하면 어지간한 것은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라이브러리가 풍부하다는 뜻이기도 하면서

나는 천재들의 지혜를 빌리기만해도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지혜를 빌려 내 것으로 만들기만해도 일생 다 보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종결론은 이것입니다.

어렸을 때는 제가 천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위인전에 나오는 천재들처럼 무엇인가 창조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저는 천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위인전에 나오지 않는 삶은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인가 고민하였습니다.

위인전에는 위인들의 노력이 잘 묘사되어있지 않아 더더욱 방황하였습니다.

그러다 이제 알아갑니다.

천재가 아닌 저는 천재들의 지혜를 빌려도 되지 않느냐고...

그런 알아감 속에 저 글을 발견하게되어 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경험이 쌓여 다시 자신이 천재라고 착각할 저 자신이 읽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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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XmasTree 2008/12/26 2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맞는 말씀. 천재를 인정하고 천재의 모든 것을 일단은 무식하게 답습한 후에 창조적인 일을 하는 자가 진정한 천재인 것 같아요. 모방 이후에 창조가 있는 것이 맞는듯.

    • NoSyu 2008/12/29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일단 거인들의 어깨에 오르는 것이 중요한 듯싶습니다.
      모방 이후 창조... 맞군요.^^

  2. 니트 2008/12/28 18: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언가를 바탕으로 그것을 새로이 규합해 목적성을 가진 창조력이 요새 요구되는 양상이니까요.. 예전과 다르게 연구라는 것도 방향성을 가지고 그 안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얻어내는 경제적 사고방식이 바탕에 깔리고 난뒤의 양상이긴 합니다만..;;;

    • NoSyu 2008/12/29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확실히 창조라는 것이 정말 새롭게 만드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은 천재들의 머리에 맡기고
      저는 여러 자극을 받아 거기에서 합치는 것으로 창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사고방식이 바탕인 연구라...
      어렵네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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