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2 여러 생각을 하면서 걸어간 철학의 길(哲學の道)

By | 2007/12/25

2007/10/22 남은 시간 난젠지(南?寺)를 구경하고 철학의 길로…‘를 이어갑니다.

 

 

★ 17시 15분

철학의 길(哲學の道)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는 중간에 에이칸도(永?堂)가 있었지만,

여기 역시 17시에 문을 닫는터라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철학의 길은 위의 사진처럼 자갈길과 인도, 개울이 함께 있는 곳이었습니다.

여기서 길을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살폈습니다.

 

조금 걸으니 아저씨 한 분이 길에 내놓은 것을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가이드북을 보니 입체그림을 그리는 아저씨라고 소개되어있습니다.

관광객이 다니는 시간이 끝나니 아마 집으로 돌아가시는 듯싶었습니다.

 

저 멀리 석양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이 흔들렸네요. 이 뒤로 밤에 찍은 것이라 더 많이 흔들렸습니다.OTL…)

개울 중간에 다리가 있습니다.

즉, 길을 중심으로 양 옆에 집이 있습니다.

 

 

이 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헤이안진구에서 경험했던 실수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 여행계획을 살펴보면 너무 헛점이 많았습니다.

준비하는 저 자신도 그것을 알았지만,

이 이상 자세하게는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로는 무리이니

거기가서 직접 부딪치자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생각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덕분에 예상하지 못한 것을 경험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생각이 ‘정보 수집은 이제 그만~’이라는 나쁜 결론을 만들었습니다.

그로 인해 축제 시간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입니다.

 

☆ 두 번째로 직접 부딪쳐 변경사항이 발생하면 그것을 잘 기억하자는 것입니다.

예상했던것처럼 출발하기 전에 세웠던 계획과 실제 여행은 많이 달랐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얻은 정보와 일본에서 얻은 정보가 다른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변경사항을 잘 기억하거나 메모를 해야지 혼동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행사처럼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은 철저히 알아야겠다는 것을 다짐했습니다.

행사뿐만 아니라 쇼소인처럼 특별한 날에만 문을 여는 곳이 있다면

그것도 제대로 파악해야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저는 의외로 천천히 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이드를 작성하신 분은 하루 코스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교토 하루 코스가 전날 처음부터 지온인, 헤이안진구,

난젠지, 에이칸도오, 철학의 길, 긴카쿠지까지입니다.

출발하기 전에는 동선을 보고 가능하거나 한 개 정도 빼먹어도 될 듯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박물관처럼 유물을 감상하는 곳에서는 신기한 것이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엇인가 살펴보고 필기하고 추리를 합니다.

유적지에서도 흥미가 있는 곳에서는 오랫동안 머무릅니다.

(물론 돌정원처럼 이해가 안되고, 흥미도 없는 곳은 빨리 지나갑니다.)

하지만 시간이 모자라 빨리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에 지나친 것이 많았습니다.

이래서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여행의 장점을 못살리는 듯싶었습니다.

 

따라서 다음에 자유여행을 떠날 때는 한 장소에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기로 했습니다.

만약 시간이 남을 경우에는 다음 장소에 재미있는 것이 있을거라는,

아니면 해당 장소에서 재미있는 것을 찾아다녀본다거나 할 생각입니다.

 

 

이제 점점 날이 어두워지더군요.

 

이렇게 외길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뒤는 나의 과거, 여기는 나의 현재, 앞에 보이는 것은 나의 미래.

미래로 걸어간다는 느낌은 이런 느낌일까?

아니면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을 걸어가다가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니 많은 길을 걸어왔음을 알아차리는 느낌일까?’

 

지금은 전자와 후자 모두가 같이 느껴집니다.

유치원을 졸업하면 초등학교,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중학교,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교…

이렇게 앞에 미래가 보이는 듯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던 바라보았던 길이 아닌 길을 걸어가면서

블로그나 이메일, 다이어리 등 여러 기록을 통해

후자가 점점 강해지는 것으로 보아 조금은 서글프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쩌면 점점 풍경이 어두워지는 길을 걸어서 이런 착각을 하는 것일까요??^^ㅜㅜ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을 때 교복을 입은 학생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조깅하는 아저씨와 자전거를 탄 학생도 보였습니다.

 

그 때 이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여기 굴다리와 저기 굴다리

특이함은 멀리 있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좀 더 확장시켜 생각했습니다.

‘여기는 관광지와 관광지를 연결하는 관광코스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에게는 통학로이고, 운동로이고, 골목길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난 이 길을 사진을 찍으며 온갖 사색을 하면서 걸어가지만,

그들은 매일매일 같은 길을 걸어가듯 지나다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사는 거리를 걸어다니면서 사색을 하면

굳이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여기서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 때 빨간 가방을 메고 가게로 달려가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그 가게는 바람에 날리면 맑은 소리를 내는 풍경을 파는 곳이었습니다.

 

문득 가이드북에 소개된 가게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이드북에는 낮에 찍은 사진이 소개되어있어 처음에는 몰랐지만,

왼쪽 위에 있는 무늬를 보고 알았습니다.

 

그 소녀는 풍경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신기해하더군요.

아마 그 중 하나를 가지고 싶었던 듯싶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었는지 다시 가게를 나와 뛰어갔습니다.

근처 집에 들어가던 그 소녀는 집에 들어갈 때 이렇게 외쳤습니다.

‘다다이마(ただいま)~’

이는 집에 돌아왔을 때 하는 인사말입니다.

 

이 외침을 들으니 위의 생각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저 가게는 관광객에게는 가이드북에 소개되는 유명한 가게로,

근처에 사는 소녀에게는 사고싶은 물건이 있는 가게이다.

같은 곳임에도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

그러면서 나오는 생각도 다르다.

따라서 매일 걸어가고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흥미롭게 생각하자.

그리고 생각하자.’

 

이렇게 한다면 저도 원효대사처럼 될 수 있을까요?^^

지향점이 서로 다르기에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저런 생각을 하고서 결심했습니다.

‘매일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도 같이 가지자.

오늘의 흥미로움을 되새겨보자.’

 

 

이렇게 여러 생각을 하면서 걷다가 문득 살펴보니 주위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서글퍼지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집을 향하였다.

그런데 나는 오늘 돌아갈 곳이 없어 이 길을 천천히 걷고있다.

돌아갈 곳이 있음과 없음의 차이란 이처럼 강력하구나.

왜 집이 없는 자가 서글픈지 조금이나마 간접체험을 한 듯싶다.’

 

이 글을 적는 지금

제가 쉴 수 있고 돌아갈 수 있는 집을 마련해주신

저희 부모님께 정말로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 때는 그 서글픔이 너무 강력해서 이를 생각하지 못함이 죄송할 따름입니다.ㅜㅜ

 

 

★ 17시 50분

어느 새 철학의 길 다른 쪽에 도착하였습니다.

 

그 길 끝에는 긴카쿠지(銀閣寺)로 가는 다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늦어 긴카쿠지는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겠지요.

다시 돌아 길을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있는 상점을 보니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내일을 준비하며 청소하고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느낀점

이번 여행에 있어 가장 많은 생각을 하고 정리를 하고 다짐을 했던 장소입니다.

 

10월 22일. 이 날은 정말 별의별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니었기에 사실 기분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있었기에

홀가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쩌면 텐노가 저에게 주는 선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낮에는 고생을 시키더니 밤에는 성숙해질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는 뜻일까요?^^)

 

여행은 사람을 성장시킨다고합니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제가 제대로 여행을 하였다면, 제가 성장을 한다면,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후에 이 곳에서 성장하였다고 얘기할 듯싶습니다.^^

6 thoughts on “2007/10/22 여러 생각을 하면서 걸어간 철학의 길(哲學の道)

  1. skylove

    일본 여행기를 쓰시는군요!!외국은 안나가봤지만..저희 나라 여행할때도 왠만하면 한곳에 오래 머물러 그곳의 여러 모습을 보는게 더 좋더라고요. 단순히 사진만 찍고 슥슥 지나치고 나면 여행한 지역은 많지만 가슴속깊이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되는거 같지 않은거 같아서…ㅋ 저도 조만간 일본이 무비자 이고 하니…여권만든기념으로다가 한번 옆나라에 가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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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mc84

    이야… 철학의 길에서 진중한 사색을 하고 오셨군요. 말씀대로 정말 "일체유심조"가 맞는듯 싶습니다. 하지만 그 계기는 철학의 길에 갔다오셨기 때문이니까 철학의 길은 제몫을 한 셈이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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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NoSyu

    /skylove/
    네.. 저는 여행을 자주 다니는 타입이 아닌지라 이렇게 기념으로 남겨야 후에 도움이 되니까요.^^
    확실히 몇몇 곳에 오랫동안 있는 것이 좋은 듯싶습니다.^^
    현재 일본에 가면 지문을 찍어야하니..;;;
    (저는 그것이 싫어 조금 앞당겨 다녀왔습니다.)

    Reply
  4. NoSyu

    /imc84/
    네.. 진중한 사색을 하고 왔습니다.
    일체유심조.. 그렇군요.^^
    (제가 어휘력이 딸립니다.OTL…)
    이름답게 제 몫을 다 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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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어머♡

    아- 그런 의미였구나,,
    왠지 좋은 글이네요.

    저도 16일에 또 출국해야하는데,
    가고싶어 가는 여행이 아니라 괜히 짜증나고 그랬는데..
    새로운 마음으로 예쁘게 보고 좋은 생각 많이하고 느끼고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그나저나 블로그 양이 굉장히 방대하네요. 종종 들러서 볼게요 :)
    좋은 주말 되세요-

    Reply
    1. NoSyu

      오.. 출국이라….
      피곤하시더라도 좋은 것 많이 보고 오시길..^^
      저야 찾아와주신다면야… 굽실굽실

      님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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