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반성에 대한 마무리 글

By | 2006/03/07

고등학교 시절 과학의 날 때 일이었습니다.

친구와 저는 과학에 관심이 있어

근처 행사장에 갔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중공포증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리 저리 제 주위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더군요.

그렇게 되어 저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으나,

친구는 S대 교수가 강연한다고 하니 듣고 가자고 설득했습니다.

전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같이 듣기로 하였습니다.

자리는 거의 꽉차 있었습니다.

꽤나 유명한 교수인 듯 싶더군요.

하지만 저는 머리도 어지럽고

제가 과학 중에서 제일 싫어하는 분야라서

제대로 듣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기술이 있는데 그건 자기 밑의 연구원이 개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것을 그 교수의 이름을 따서 무슨 법칙이라고 불렀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런 얘기를 책을 통해 예전부터 있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아직도 그러하다니 참으로 안타깝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교수의 말이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겠죠. 세상은 리더를 기억하니 말입니다.’

라는 투로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하면서 웃더군요.

(그 교수의 정확한 말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밑에도 적었지만,

어지러움과 동시에 감정이 격해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심한 모멸감과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그 연구원이 받았을 모멸감과

그 연구원의 연구생활이 헛되게 되어버려 안타까워하는 마음이였습니다.

연구원이 힘들게 개발했는데 교수가 그 기술을 뺏은 거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거기에 그 교수는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즉, ‘여러분은 이렇게 되지 말아야 합니다.’라는 말 한마디 없었습니다.

그러고는 대중에게 웃으면서 당당하게 말하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 결심했습니다.

‘저 교수 밑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말아야겠다. 남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다.’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앞에도 말했듯이 그 교수의 분야는

과학 분야 중 제가 증오하는 분야라

저와의 만남은 두 번 다시 없을 줄 알았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교수의 현 상황을 알아봤습니다.

남의 공을 가로채고, 자기 반성을 하지 않은 자의 말로는

비참하더군요.

하지만 전 이를 불쌍히 여기지 않고 인과응보라 생각하였습니다.

 

이제 과학의 길은 걷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와 비슷한 공학의 길을 걸으려고 합니다.

어디를 걷든 자기 반성이 가장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양심이라는 어떻게 보면 내 안에 가장 똑똑한 자의 말을 듣지 않고

함부로 길을 걷는다면 그 교수와 같은 말로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이것보다 바보같은 일은 없겠죠.

그래서 오늘도 다시 한 번 반성해봅니다.

기독교인이 하나님에게 기도하듯,

현자가 자기 전에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하듯

오늘 잘못한 일을 반성하여 다음에 하지 않도록 다짐 또 다짐합니다.

 

PS

명예훼손 같은 얘기가 나올 듯 하여

최대한 당사자가 누군지 모르게 숨겼습니다.

12 thoughts on “자기반성에 대한 마무리 글

  1. 무탈리카

    나도 항상 주다스 신에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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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NoSyu

    레이저 광선보다 빠르고 원자폭탄보다 강렬한 Paink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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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picnic

    용기있는 글입니다. 사실을 사실이라고 말하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일깨우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저의 소탈한 경험에 의하면 진리란 가장 가까이에 있으며 A를 A라고 말할 때 얻어진다고 봅니다. 그러한 모습을 NoSyu님으로부터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 그 교수님을 원망한다면 그냥 너그러이 이해하세요. 현자들은 이 세상(세속)은 음양의 조화라고 하니까 말이에요. 그것을 극복하는 길이 현자의 길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구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NoSyu님의 건승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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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NoSyu

    저 역시 picnic씨의 좋은 글 많이 읽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주옥과 같은 글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도 지금은 그 교수님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양심을 따라가지 못한 자의 말로가 비참하다고 하는
    어떤 옛날 이야기를 보는 듯 하여 무덤덤할 따름이네요.
    너무나 인간적 감정이 사라져 버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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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무탈리카

    솔직히 그 교수는 양심을 읽어버렸다를 떠나서 완전 맛이 간 것 같던뎅… 붕권 몇대 맞아야겠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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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NoSyu

    헉.. 혹시 누군지 알겠어? 최대한 숨긴다고 숨겼는데..;;;
    참고로 몬존 형님은 아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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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무탈리카

    음… 앙드레 김 아니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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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NoSyu

    앙드레 김이면 내가 힘들더라도 밖으로 나갈거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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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NoSyu

    훗.. 지인의 이글루를 찾을 생각을 못하다니.. 내 불찰이였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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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방문객

    저는 이학계,그러니까 천문쪽을 전공하려는 대학생인데 적어도 한국에선 연구원생활 할 생각이 없습니다. 특히 인기과학자 황모씨 사건 이후로 그런 생각이 더 굳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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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NoSyu

    그렇군요. 저 역시 그 사건을 볼 때
    천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습니다.
    한국보다는 미국이 컴퓨터 분야가 더 발전되어 있기에
    욕심이 안 생길수가 없지요.
    그러나 과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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