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묻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By | 2008/09/07

전에 monaca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문의 및 요청에 침묵하는 이유

이 글은 inuit님이 적으신 글에 대한 소감이었습니다.

블로그 번외 정책: 문의 및 요청에 대해

 

해당 글은 블로그를 하면서 도움을 요청하셨던 분들이

도움을 받고나서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 것에 실망하여

먼저 소통이 있은 후 상담을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저 같은 놈도 꼴에 블로그라는 것을 가져서

블로그에 적혀진 것과 관련하여 도움을 요청하는 분이 계십니다.

하지만 그렇게 요청한 도움에 답을 하여도 그 뒤에 소식이 없더군요.

 

어떤 이는 문제를 풀어달라기에 그 풀이를 블로그에 적고, 이를 연락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아무런 연락이 없더니 두 달 후 다시 풀어달라고 하더군요.

염치없다는 말을 적으면서도 저를 무슨 문제 풀어주는 놈으로 인식한 듯싶더군요.-_-

 

여하튼 이런 일이 있은 후 초면에 불쑥 도움을 요청하는 분에게는

2~3일이 지나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답장을 보냅니다.

다시 요청하는 일은 없더군요.

아마 도움을 주어도 메일이 날아오지 않을 것이기에

재요청도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샤워를 하면서 문득 예전에 본 글이 생각났습니다.

아마 월간지 좋은생각으로 기억합니다.

 

월간지 좋은생각

 

일본에 한 장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대단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일체 인터뷰를 거절하는 분으로 유명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언론사에 근무하신 분은 인터뷰 얘기를 하지 않으면서

자주 찾아뵈어 인사를 드리고 명절마다 선물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렇게 2년가량을 지내고 나서야 인터뷰 요청을 하였을 때 허락하였다고 합니다.

인터뷰를 허락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일본 언론인이 그 장인을 찾아가서

자기 언론에서도 인터뷰를 해달라는 요청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한 마디로 내쳤다는군요.

“당신은 지금까지 이렇게 나를 찾아온 적이 있어?”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물밑작업을 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2년가량을 수고하였다면

받는 입장에서는 후에 차마 거절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승리군요.^^;;

 

 

갑자기 이 이야기가 생각난 이유는

위에 초면에 부탁하는 것에 대한 글과 연관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면식 한 번 없던 사람이 갑자기 부탁을 한다면

그에게 받은 책임이 없어 쉽게 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얼굴을 트고 얘기를 나누었다면

그 요청을 거절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이 나쁘게 진행된다면

뇌물을 주어 자신의 부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도록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위에 글을 적으신 분은 그런 선물(?)을 원하신 것이 아닙니다.

도움을 받는 것에 진정성을 표현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마지막 강의로 유명한 랜디 포시 교수의 책에 이런 내용의 글이 적혀있습니다.

 

The LAST LECTURE – 마지막 강의

 

55. 당신은 묻기만 하면 된다.

(전략)

가끔씩, 당신은 그저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나는 묻는 것에 꽤 숙달된 사람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컴퓨터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프레드 브룩스 주니어에게 연락을 했던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1950년대에 IBM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그 후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 컴퓨터과학부를 설립했다.

그가 남긴 훌륭한 말들 중에, 특히나 우리 분야 사람들에게 유명한 말이 있다.

“지연되는 프로젝트에 인력을 더 투입하면 오히려 더 늦어진다.”

(‘브룩스의 법칙’으로 알려져 있는 말이다.)

그때 나는 이십 대 후반이었고, 꼭 한번 그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이메일로 이렇게 물었다.

“만약에 제가 버지니아에서 노스캐롤라이나까지 운전을 해서 가면,

삼십 분 정도 제게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습니까?”

그는 답했다.

“만약에 자네가 운전해서 여기까지 내려오겠다면,

내가 삼십 분 이상의 시간이라도 내겠네.”

그는 나에게 한 시간 반을 할애했고 그날 이후 내 인생의 멘토가 되었다.

(중략)

때때로 당신은 그저 물어보기만 하면 되고

그것이 당신이 일생 동안 품어왔던 꿈을 이루는 길로 이끌 수도 있다.

(후략)

– 랜디 포시, 제프리 재슬로, 심은우 역, <마지막 강의>, 살림, 2008, pp. 242~244

 

이 글을 읽으면서 저 역시 단순히 묻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묻는 것 이외에 그의 시간을 이용하기위해 자신의 노력을 더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는 브룩스를 만나기 위하였기에 운전을 하여 찾아가야했지만,

위에서 지적했던 분들은 브룩스와 중간에서 만나거나

혹은 브룩스가 자신이 사는 곳으로 오기를 바라는 듯싶습니다.

질문은 블로그에 적고 답은 자신의 이메일로 보내달라는 분이 대표적이라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남의 도움, 남의 노력, 남의 시간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 자신의 시간, 자신의 자원을 사용하여

남의 수고로움을 덜어야한다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이는 저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무작정 모르는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점을 고쳐나가는 계기의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사실 이 글을 적으려고 생각했을 때

‘인맥’이라는 관점에서 끝을 내고 싶었습니다.

급할 경우 상대방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평소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사람이 있다면

일면식 한 번 없는 사람보다는 도움을 얻기 편하고 얻을 확률도 높습니다.

 

따라서 인맥이라는 것이 넓을수록 좋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지만,

저 자신을 봐도 인맥이 너무나 없기에 좌절만 하였습니다.OTL….

 

 

참조

http://monac.egloos.com/2042051

http://inuit.co.kr/1530

월간지 좋은생각(정확한 출처는 기억이 나지 않음.)

랜디 포시, 제프리 재슬로, 심은우 역, <마지막 강의>, 살림, 2008, pp. 242~244

13 thoughts on “당신은 묻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1. Pingback: Inuit Blogged

  2. inuit

    다 공감가는 말씀입니다.
    특히, 남의 도움을 바라면 스스로의 노력으로 수고로움을 덜어야 한다는 점은 꽤나 명쾌한 정리군요. ^^
    글 잘 봤습니다.

    Reply
    1. NoSyu

      반갑습니다.
      트랙백을 보내주시고 거기에 덧글까지..^^ㅜㅜ
      inuit님이라고 하면 되는군요.^^
      (사실 블로그에서 명칭이 보이지 않아 어느 분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ㅜㅜ)
      네… 덕분에 좋은 정리 하나 알았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Reply
  3. 루크

    지식인의 폐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든지 물어보면 즉각즉각 답이 나올 거라는 생각
    그리고 그 답에는 내공이 붙으니(지식인에 한정)
    딱히 보상(감사하는 마음 등)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안 들구요.

    단지 ‘필요를 위한 접근’이랄까요?
    아마도 날이 갈수록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Reply
    1. NoSyu

      네.. 지식인이 좋은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그런 점에서는 좋지 않은 듯싶습니다.
      지식내공인가 하는 것도 그리 가치있는 것이 아니기에 답을 얻는데 있어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듯….

      제 생각에도 한 번 질문해보고 답 안오면 그만, 오면 재수…라는 식이 많아질 듯…
      뭐.. 저야 잘 안오니까 스트레스는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전에 어떤 분이 질문하셨던데 그 메일이 스팸처리가 되었더군요.;;;;;;
      구글은 이미 알고 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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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두리뭉

    확실히 인터넷에서는 쉽게 질문하고 쉽게 얻어가려합니다.
    오프라인에서 대면하여 요청하는 것이라면 감히 그럴 수 없는 태도로요.
    제 블로그야 묻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공지를 무시하고 초대장 달라는 글은 종종 있습니다.
    이제는 티스토리 초대장이 남아도는데도 공지사항에 밝힌대로 따르지 않는 이의 글은 지워버립니다.
    사람이 아니라 봇으로 보이더군요.

    Reply
    1. NoSyu

      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듯싶습니다.
      지식인 때문인지 아니면 게시판 문화 때문인지…..

      문득 찾아와 초대장 주세요…라고 한다면 저 역시 당황스럽겠네요.;;;;
      저 역시 초대장을 가지고 있지만 티스토리 자체를 거의 쓰지 않는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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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까칠한JC

    절대 공감입니다. 그리고 랜디 파우쉬 교수님의 말씀은 너무 감동적이군요. ^^

    Reply
    1. NoSyu

      JC님도 공감하셨군요.^^
      네.. 해당 강의와 책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거리가 많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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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극악

    좋은 글 읽습니다~ inuit님 블로그 트랙백을 따라왔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브룩스의 ‘맨먼스 미신’을 새벽동안 읽었는데…
    ‘마지막 강의’에서도 저런 내용이 언급되는군요! 저 책도 꼭 봐야겠습니다^^;

    Reply
    1. NoSyu

      반갑습니다.
      브룩스의 맨먼스 미신이라는 책이 있군요.
      어떠한 책이길래 새벽동안 읽혀지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새벽에는 반드시 잠을 자는 스타일이라…;;;;)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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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별빛

    공감합니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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