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비싼 것에 대한 생각

By | 2013/08/26

  며칠 전의 일입니다. 룸메이트와 함께 여러 얘기를 하던 중 락스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 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반 락스를 사용하면 별로 효과가 없더라. 그리고 녹이 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유한양행에서 나오는 막힌 곳을 뚫는다는 것을 구입하면 말 그대로 잘 뚫리고 더하여 부식방지제도 들어있기에 깔끔해서 좋다. 하지만 가격이 약 50% 가량 비싸기는 하다. 그래도 1천원 가량 더 주고 그 정도의 가치를 가져올 수 있다면 충분히 사용할만 하지 않는가?

  그렇게 저는 일반적인 락스 보다 조금 더 좋은 락스를 구입하기를 룸메이트에게 권했습니다.

 

  오늘 일입니다. 부모님께서 일요일에 서울에 잔치가 있어 다녀오셔야 합니다. 따라서 전 고속버스 티켓을 인터넷으로 구입해드렸습니다. 시간대가 모호하여 어쩔 수 없이 우등 버스가 아닌 45인승 일반 버스를 예약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예약을 마치고 나서 문득 가격을 보니 그 둘의 차이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일반고속: 23100원
우등고속: 34300원

  약 50% 가량 비싼 가격이 바로 우등 고속버스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오는 9월 1일에 중국 베이징 MSRA로 인턴을 갑니다. 따라서 항공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회사에서는 5000위안까지 이코노미 석으로만 돈을 돌려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코노미로 인천 공항에서 베이징 공항까지 가는 티켓을 구입하였습니다. 가격은 약 58만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위의 일이 생각나서 이코노미보다 비싼 좌석들의 가격을 살펴보았습니다. 비지니스 석은 88만원, 일등석은 113만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비지니스 석은 이코노미에 비해 약 50%가량 더 비싸고, 일등석은 약 100% 가량 더 비쌉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더 좋은 락스를 구입하기 위해 기존의 것보다 50% 더 비싼 것을 살 의향이 있다.
더 좋은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기존의 것보다 50% 더 비싼 것을 살 의향이 있다.
더 좋은 비행 좌석을 이용하기 위해 기존의 것보다 50% 더 비싼 것을 살 의향은 없다.

  즉, 마지막에 비행기 좌석의 경우에는 같은 50%가 더 비싸더라도 굳이 그것을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 다른 것들은 같은 50%에도 무리 없이 넘어갔지만, 비행기는 그렇지 않은걸까요? 물론 MSRA에서 이코노미만 지원한다고 했으니 사실은 0이냐 88만원이냐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굳이 그 조건이 없더라도 비지니스 석을 이용할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문득 대학생 때가 생각 났습니다. 수원에 있는 학교에 유학을 떠난 저로서는 부모님을 뵈러 부산에 자주 갔습니다. 그 때 이용하던 것이 무궁화호입니다. 약 50% 가량 돈을 더 주면 더 빠르고 쾌적한 새마을 호를 이용할 수 있지만, 가격 부담에 그만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고속 버스를 타도 우등보다는 일반 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우등이라면 1인 좌석에 앉아 편하게 갈 수 있지만, 가격 부담에 둘이 앉아 힘들게 부산까지 내려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이든 우등이든 시간 걸리는대로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래도 되도록이면 우등을 이용하여 편하게 가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지요.

 

  그러한 변화의 차이가 조금씩 보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얘기 거리였습니다. 오늘 그것을 문득 발견하여 간단히 여기에 글을 남깁니다.

  더하여 미래의 나는 비행기 비지니스 석을 편하기 때문에 이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렇게 살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내가 되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 글을 기억하였으면 하는 바람도 역시 있어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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