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피자 배달 30분 기다린 이야기

By | 2014/02/09

  어제 밤에 있었던 일입니다.

  원래 치킨을 먹기로 하였으나 그간 시켜먹던 치킨집에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지 않아 다른 시켜 먹을 것을 생각하다가 피자를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피자헛 홈페이지에 가서 주문을 하였습니다.

2014-02-09 13;22;01

http://www.4008123123.com

  다행스럽게도 여기 홈페이지는 영어 페이지도 지원하기에 손쉽게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2014-02-09 12;59;22

  주문을 위해 로그인을 한 후 주소를 설정하니 언제 배달이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지금 글을 적는 시간에는 바쁜 시간인지 50분이 걸린다고 하였지만, 어제 주문을 할 밤에는 30분이 걸린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주문을 마친 후 배달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정확하게는 다른 작업을 하느라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러던 중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얘기한 30분이 지나 있었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 통이 부재중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배달한 사람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중국어를 할 줄 모르니 전화를 다시 한다고 해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더군요.

  제가 숙박하는 곳은 들어오기 위해서 카드키가 필요합니다. 카드키가 없는 경우에는 입구에 있는 경비가 문을 열어주거나 카드키가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들어오거나 하여 들어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밤에는 그런 상황이 되지 않아서인지 방에 올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그래서 건물 입구로 나가보았습니다.

  나가보았지만 배달원은 보이지 않아 다시 방으로 들어오니 어떻게 들어왔는지 방 앞에 배달원이 서 있더군요. 그리고 피자 배달과 함께 무언가를 얘기를 하는데 역시나 중국어를 잘 모르기에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무언가를 줘야하는데 없어서 줄 수가 없다라는 말인 듯싶었습니다.

  그러자 문득 예전에 들은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중국에서는 피자나 햄버거 배달을 시킨 후 정해진 시간(30분) 이상 늦으면 무언가를 더 준다고 하더라.

  그래서 괜찮다며 그냥 ‘짜이지엔’으로 웃으며 보냈습니다. 그 후 룸메이트와 이와 관련하여 전에 한국에 있었던 일을 얘기 나눴습니다.

 

  한국의 피자 업체들은 예전에 30분 배달제라는 것을 하였습니다. 30분 이상 늦게 배달하면 피자 값을 할인해준다거나 하는 제도로 기억합니다.

2014-02-09 13;37;17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2&dirId=20410&docId=45008299

  찾아보니 그러한 제도에 대한 설명글이 있네요. (카테고리가 GTA인 것을 보면 확실히 GTA가 나쁜 게임인가 봅니다.^^) 여기서는 피자를 무료로 먹을 수 있었다고 얘기합니다. 글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어떠한 혜택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제도는 부작용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배달이 늦어지면 배달원들이 벌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비판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2014-02-09 13;59;46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54106

최근 최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피자업계에서는 ‘30분 배달 보증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국내의 대형 피자업체들이 실시하고 있는 ‘30분 배달제’는 각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30분 내로 피자를 배달해주지 않을 경우 피자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무료로 하는 제도이다.

최씨가 근무했던 한국 피자헛측에서는 그동안 ‘30분 배달 보증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한국 피자헛 ‘미스테리 쇼퍼’의 점검 목록 문서에는 ‘서비스 신속성’이 평가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피자헛 매장 배달 서비스’ 기준에는 서비스 속도를 평가하는 항목이 있는데, 만일 30분 이내 배달을 못한 경우에는 100점 만점에서 20점을 감점하도록 되어 있다. 또 고객 주문 시 30분을 초과해 시간 이내에 배달되지 못한 경우에도 10점이 감점되고, 이후 1분 초과 때마다 추가로 1점씩 감점이 된다. 반대로 20분 이내 배달을 약속하고 25분 이내로 시간이 단축될 경우에는 10점의 추가 점수가 부여된다.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54106

  이렇게 사고가 언론에 소개되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언론이라 그런 것인지 그렇게 묻히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어느 날 한 방송사 뉴스에서 또 다른 사고가 소개되었습니다.

2014-02-09 13;42;41

http://www.newsfinder.co.kr/news/article.html?no=1085

  피자배달을 하던 한 10대 청소년이 시내버스에 치어 숨지게 된 사고입니다. 이 사고의 원인으로 역시 해당 방송사에서는 ‘피자배달 30분제’를 얘기하였습니다. 즉, 정해진 시간에 배달을 해야하기에 배달원들이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배달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기사가 나간 후 해당 제도에 대한 비판이 거세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14-02-09 13;49;19

http://m.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8800

[쿠키 사회] 대학 입학을 앞둔 10대 피자 배달원이 신호위반한 버스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에서는 “’30분 배달제’와 같은 속도 경쟁 때문에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30분 배달제를 폐지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중략)

온라인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피자 배달 30분제 폐지하자”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가던 20대 피자 배달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피자 배달 30분제를 폐지해야한다는 여론이 온라인에서 크게 일었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10대 피자배달부의 명복을 빌면서 “목숨과 바꾼 피자 배달이나 다름없다. 30분 피자배달제 폐지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등의 내용을 퍼나르고 있다.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arcid=0004639106

  트위터에서 그러한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는 것을 정리한 기사들입니다. 그 외에도 실제 인터넷이든 오프라인이든 그 사고로 인하여 해당 서비스가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2014-02-09 13;53;23

http://www.dominos.co.kr/bbs.do?todo=newsView&idx=1539

  그리고 피자 업체에서는 그러한 서비스를 없애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제도가 없어지는 과정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어떠한 제도가 있었고 그것의 부작용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여러 부작용 중 하나로 ‘안전’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여러 사람이 지적하였음에도 잘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하나의 사고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그 안전이 무너지는 것을 접한 일반 사람들이 부작용을 인지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그 제도를 철회하라는 목소리에 공감하게 되어 결국 제도가 사라지게 되는 그러한 얘기입니다.

  (물론 방송사에 소개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버스 기사의 신호 위반이었기에 너무 논리적 비약이 강하다는 글들이 있습니다. 그 글의 링크도 첨부합니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1021514133023970 )

 

  이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위에서 정리한대로 안전과 관련된 무언가에 대하여 다른 이가 지적하지만, 그것이 고쳐지지 않다가 결국 사고가 발생하여 많은 이들이 인지를 하여야 고쳐지게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더하여 그것이 하나의 나라에서 경험하여 고쳐졌음에도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역시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먼저 해당 제도는 미국에서 1993년에 없어졌다고 합니다. 배달원의 여러 사고를 경험하게 되자 CEO가 “public perception of reckless driving and irresponsibility”를 얘기하며 해당 제도를 폐지하였다고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Domino%27s_Pizza#30-minute_guarantee, http://www.snopes.com/business/consumer/dominos.asp

 

  두 번째는 저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학부 때 일입니다. 상대방은 미국인 혹은 캐나다인으로 기억합니다. 같이 학교 안을 걸어가다가 새롭게 지은 기숙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문득 그는 기숙사 문이 문제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기숙사 1층의 정문은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평소에는 괜찮지만, 만약 건물에 불이 나서 수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려는 상황에서 문 앞에 사람들이 모여있게 되고 문이 열리지 않아서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문제가 정확히 무언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아마 문이 안쪽으로 열리는 즉, 밖에서 안으로 문을 밀어야지 되는 구조의 문이라는 점과 평소에 회전문이 동작하고 해당 문은 잠겨져 있다는 점으로 기억합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그러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였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려 할 때 문이 잠겨져 있다면 문을 열기 위해서 문 앞에 있는 사람이 노력해야 할 것이고, 또한 문이 안쪽으로 열리는 구조이기에 뒤에 사람들이 가득 있을 경우 그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얘기를 들으며 ‘역시 선진국이다’라는 생각을 가지며, 어떻게 그런 것을 알고 있냐고 물어보았을 때 그의 답변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에서 예전에 그것이 원인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기 때문이다.

  즉, 위의 피자 배달 얘기처럼 사고를 미리 경험하였기에 그것을 고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아마 그 사고가 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다가왔기에 그에 대한 규정을 고치도록 하는 목소리가 생기고 그것이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6개월 가량 중국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계속해서 떠오른 의문이 있었습니다.

왜 이들은 이러한 부당한/잘못된/고쳐야 할 것들을 그대로 두는 것일까?

  그것이 문화적인 차이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건강/안전/복지/인권 등 문화의 상대성을 넘어서는 가치관일 수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우면서 그것을 알아보는 저 자신도 신기하였습니다. 마치 위의 미국인 혹은 캐나다인처럼 비슷한 생각, 비슷한 의문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남의 안 좋은 점은 찾기 쉽지만, 좋은 점은 찾기 어렵다는 말이 사실이기 때문일까요? 그렇게 안 좋은 것들만을 의식하다가 반대로 중국에서 얻을 좋은 점을 찾아보려니 잘 떠오르지 않네요. 물론 몇 개가 있습니다. 그래도 잘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또한, 이제 한국에 돌아갈 날짜가 20일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 외국의 어느 나라를 가게 된다면 그들의 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장/단점이 무엇인지 찾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러한 경험, 그러한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기록하고자 이 글을 적었습니다.

 

PS

  어쩌면 중국 피자헛 배달은 30분이 지나도 문제가 없을지 모릅니다. 제가 중국어를 잘 모르기도 하고, 인터넷을 뒤져보았지만 그러한 규정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키피디아에서도 도미노 피자의 해당 정책은 현재 콜롬비아와 인도, 베트남과 터키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중국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http://en.wikipedia.org/wiki/Domino%27s_Pizza#30-minute_guarantee). 하지만 마지막에 적은 것처럼 중국에서 가졌던 여러 의문을 정리할 수 있는 이벤트였기에 생각의 흐름대로 작성하였습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