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 학회에 떨어진 후

By | 2014/05/21

  지난 중국 MSRA에 있으면서 했던 연구를 논문으로 작성하여 학회에 제출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reject이었습니다. 그 결과를 받음과 동시에 저 자신은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아닌 척을 하였기에 ‘던 것 같다.’라는 표현을 쓰지만, 실제로는 엄청 났던 것입니다.

  그래서 방황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연구를 하려고 할 때마다 ‘나 같은 놈이 무슨 연구냐?’라는 자괴감이 장난 아니게 몰려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제안서 작업이나 박사 과대표과 인턴 기장의 일 그리고 다른 과제의 일들로부터 도피를 하며 연구에 대해서는 크게 방황한 것입니다.

  ‘나 같은 놈’이라는 자괴감. 이건 생각 외로 엄청나더군요. 무언가 아니라고 대답해 줄 단서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흔하다는 논문 하나라도 있으면 아니라고 스스로 대답해 줄 것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연구를 하려고 할 때마다 크게 방황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특이했던 것은 학회에 떨어진 논문에 관한 연구를 할 때는 자괴감에 빠져있었지만, 다른 연구 주제에 대해서 생각할 때는 신이 났던 것입니다. 언제나처럼 말이죠.

  그러하기에 알았던 것입니다.

내가 학회에 논문이 떨어지고 나서 이 분야에 대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좌절감을 느끼고 있구나

  라는 것을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논문이 떨어진 적은 몇 번 있습니다. 특히 처음 논문이 떨어졌을 때 어안이 벙벙하였는데, 그 때 같이 봐주셨던 다른 교수님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 충격 받지 말고 힘내라!

  그 때 당시에는 ‘그리 충격은 아닌 것 같아요.’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후속 연구를 생각할 때 지금과 같은 좌절감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교수님의 그러한 조언은 너무나 크게 와닿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두 명의 사람의 일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오랜만에 만난 사람은 제가 2년 전에 그 사람 연구 데이터를 수집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그 분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였고, 논문을 몇 번 낸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소식이 없다가 최근 만나서 저널에 내어 거의 accept이 된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학과 내 한 교수님이 학회에 낸 세 개의 논문이 모두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보완하여 다음 학회를 노린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제가 너무 안이하고 유리멘탈(?)로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이 정성 들여 쓴 논문이 학회에 떨어지면 충격을 받고 좌절할 것임에도 계속 노력한다는 점에서 고작 한 번 떨어진 것 가지고 너무 엄살을 부린 것이 아닌가 싶네요.

 

  최근 논문을 다시 보며 너무 설명이 부족하였다거나 제가 가정으로만 했던 것이 실제로 그러함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를 얻었습니다. 더하여 더 개선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기존에 썼던 방법이 다른 논문에서도 사용하여 그 방법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뷰어들이 많이 지적하였던 실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재실험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

 

PS

  문득 이 글을 쓰면서 예전에 본 TED 영상이 떠오르네요. (관련글) 거기서는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주제였습니다. 여러 가지의 것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얼까 생각해보다가 persist였습니다. Failure와 CRAP (이 단어의 의미는 TED 영상을 보세요.)으로부터의 인내였던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봐도 확실히 그것이 가장 저에게 필요한 요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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