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을 받으면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것인가?

By | 2014/10/04

  최근…은 아니군요. 여기 학교를 다니면서 듣는 얘기 중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장학금은 국민들 세금에서 나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를 기억하셔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를 사회에 환원하셔야 할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학교 안에 많은 학생들은 ‘국비 장학생’이라는 이름의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래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등록금 전체 960만원 중 840만원 가량이 장학금으로 나오고 120만원 가량을 내면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매 달 장학금의 이름으로 금액이 통장에 들어옵니다. 그럼으로 인해 남은 120만원과 기숙사 비 모두를 다 낼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박사생의 경우 조금 남습니다.)

  이 장학금의 이름을 봐도 알 수 있듯, 정부에서 나오는 말 그대로 세금에서 나온 장학금입니다. 그러하기에 위의 말은 크게 틀린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은 아니군요. 저 얘기를 들을 때 마다 이러한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 학교가 장학금을 좋게 준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고, 그러하기에 나는 여길 선택하였다.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내가 여기를 선택할 이유가 하나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것을 사회에 되돌리라고 강요하느냐?

  즉, 장학금은 선택 가능한 상황에서 한 가지 좋은 점으로 다가왔기에 이 학교를 선택하였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마치 나랏님이 은혜를 베푼 것처럼 얘기하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맞는 듯싶습니다. 사실 그들의 마지막 말처럼 ‘나랏님의 은혜에 감사히 여기사’라는 식의 말은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무슨 소리냐?’라고 충분히 반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하기에 그들의 얘기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태도의 문제를 떠나서 목소리에 대해서는 그리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그것은 아마 그들과 제가 다른 경험을 하였기 때문인 듯싶습니다.

 

  학부를 다니던 시절, 저는 입학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해 첫 학기에 등록금 전부를 냈습니다. 입학금 90만원 포함 450만원이었습니다. 이는 너무나도 큰 돈이었고, 이것을 내주신 부모님께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성적이 좋으면 등록금이 감면된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이를 타고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렇게하여 다음 학기에는 성적 장학금의 이름으로 70% 등록금 감면을 받았습니다.

  군휴학을 마치고 다시 복학하였을 때 해당 성적 장학금을 신청했지만 떨어졌습니다. 공익을 하면서 모은 돈이 있었지만, 그 사이에 오른 등록금 450만원은 낼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부모님의 손을 빌렸고, 그 때 정말로 죄송하고 미안하고 저 자신이 한심했습니다.

  그렇게 복학하여 학기를 다니던 중 학부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외부 재단에서 주는 장학금이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 장학금은 등록금 100%를 지원해주는 것으로 복학한 첫 학기부터 받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먼저 등록금을 내고 다시 해당 재단으로부터 돌려받는 방식이었지만 100%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대신 돈이 없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등록금을 내고 다시 갚은 학기도 있습니다.ㅜㅜ) 그렇게 남은 6학기 동안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녔고, 부모님께 손을 벌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와 같은 행운을 가지지 못한 친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한 학기에 450만원이라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더하여 집안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이리저리 아르바이트도 하고 싸구려 방에서 생활하고 식비도 아끼는 등 많은 고생하는 친구들을 여러 보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른 일에 고생을 하였기에 그들은 공부에 집중 할 수 없었고, 다시 장학금을 받기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 예로 시험 공부에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시간의 여유가 있던 저는 시험 기간 3주 전부터 시험에 대해 준비를 하나씩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에 얘기한 친구들은 시험 기간이든 아니든 그 일과와 환경은 변함 없었기에 3주 전부터 준비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성적은 좋지 않게 나오게 되고, 여기서 그 차이는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그 때 100%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면 저도 그들처럼 고생을 하며 공부를 했을 것입니다. 그럼 체력이 약한 저로서는 위에서 얘기한 악순환에 빠져들 것이며 지금 이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왜 그들의 말에 동의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 그들처럼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적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리가 좋지 못해 실력이 좋지 못해 성적이 좋지 못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없었던 저는 장학금 하나에 크게 감사하며 나에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제일 처음에 언급한 말을 들을 때 마다 저 역시 100%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마치 ‘국비 장학생’을 회사 대여 장학생과 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장학생의 이름을 걸친 노예 계약이라고 불리는 그것 말입니다. (이에 대해 다른 글에 더욱 설명을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공감 없이 의무와 책임감을 주려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드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얻을 수 있었던 이 행운은 그런 장학생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장학생 제도가 없었다면 전 행운을 얻을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어쩌면 다른 이가 받아갔을 수도 있을 이 행운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그 다른 이만큼의 무언가를 해내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 행운을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이가 누릴 수 있는 그런 행운을 더욱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에 건의를 하나 하자면 장학금과 관련하여 간단한 교육 혹은 정보 자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위에 얘기한 외부 장학금은 ‘우덕 재단’이라는 곳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장학금을 받는 동안 한 번도 그 재단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제가 직접 홈페이지를 찾아보고 해서 간신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하기에 마치 ‘내가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는 날도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학교 역시 장학금이 정부에서 나오지만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그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위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따라서 내가 받는 장학금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누가 얼마만큼 혜택을 받는지에 대해 얘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환원’이라는 말이 완전 동의는 못하여도 왜 그런 말을 하는지에 대한 공감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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