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의 위험함

By | 2016/04/30

예전에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전광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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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전광판 예시 – http://www.gmled.co.kr/bbs/board.php?bo_table=install01&wr_id=55

거기에는 여러 교통 관련된 글이 올라옵니다. 그 중 한 가지 흥미로운 글귀가 있었습니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51% 안전벨트 착용

 

해당 문구를 보는 순간 할 말이 없더군요. 도대체 한국도로공사는 무슨 말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중 51%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였으니 49%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겠죠. 그럼 안전벨트를 하라는 소리일까요? 아니면 하지 말라는 소리일까요? 아니면 도대체 무슨 주장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만약 안전벨트 착용을 전달하고 싶었다면 저 문구가 아니라 다른 증거를 가져와야겠죠. 예를 들어 안전벨트를 착용 여부에 따라 부상이 사망으로 넘어가는 통계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사망자를 보니 51%가 안전벨트 착용했네~ 라고 하면 안 되겠지요.

더군다나 수치가 30% 뭐 이렇다면 그래도 생각없이 비판없이 안전벨트를 매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도 저러하니 참 황당하더군요. 그나마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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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027621

이번에는 뉴스입니다. 뉴스에서 아나운서가 이렇게 말을 시작합니다.

지난 3년동안에 교통사고 사망자 유형을 살펴봤더니 횡단보도를 건너다 숨진 사람이 1,234명이나 됐습니다. 횡단 보도가 없는 곳에서 무단 횡단을 하다가 숨진 경우보다 오히려 많았습니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027621

 

횡단보도를 건너다 죽는 사람이 무단횡단하여 죽는 사람보다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무엇보다 횡단 보도에서는 신호와 상관없이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운전자들의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027621

 

보여주는 사실과 마지막 말이 과연 일치가 되는지 의심스럽더군요. 횡단보도 사망자가 무단횡단보다 높은 이유가 정말 횡단보도에서 운전자들이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기사에서는 그래도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 사람의 인터뷰를 첨부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과연 이것이 저런 통계의 이유가 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횡단보도로 건너는 사람이 무단횡단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모수가 많으니 확률이 낮다고 해도 사건 그 자체는 많아질 수 밖에 없겠지요.

물론 기자의 주장도 인정합니다. 횡단보도는 보행자 우선이 되어 안전한 곳이어야 하는데, 무단횡단보다 사망 사고가 더 많다는 건 그리 안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보여줘야 하는 수치는 단순 사고 횟수가 아니라 확률이라 생각합니다. 확률적으로 0%에 가까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모수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 확률을 계산하기 힘든 점은 이해됩니다. 그렇다면 해당 수치 하나만을 보여주어야지 비교 분석을 해버리면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네요.

더 정확하게는 결합 분포(Joint probability)과 조건 분포(Conditional probability)에 대해 공부를 좀 많이 해야겠더군요.

 

오늘 두 번째 황당한 뉴스를 접하게 되어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네요. 이번 뉴스 기사는 손쉽게 그 헛점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그러지 않은 것들이 뉴스 기사나 일반 글, 그리고 보고서와 논문에도 가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글을 쓰지 않고 현혹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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