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본 C 언어 첫 과제

By | 2010/09/18

  포스텍과 카이스트 두 군데 합격 이후 미래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나는 4학년. 내가 1학년 때 본 4학년 선배들의 모습을 나는 1학년들에게 보여주고 있는가?

  제가 만났던 4학년 선배들은 알게 모르게 카리스마 등이 느껴지고, 많은 지식과 지혜 그리고 냉정함 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하여 신입생이던 저는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나도 4학년이 되면 저러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지금의 저 자신은 너무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전히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지식, 지혜, 냉정함 등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그렇게 좌절하고 있다가 문득 1학년 때 어떠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하여 1학년 때 적었던 과제 중 전공과 관련이 있으면서 가장 처음에 했던 과제를 보았습니다.

c001

c002

  과제는 printf를 사용하여 자기소개를 하는 프로그램을 짜고 그 스크린샷을 찍어 제출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제가 느낀 점도 추가하여 적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문서는 2004년 4월 14일에 작성하였습니다. 즉, 이 쯤에 제출한 문서인 것입니다. 저는 C를 배울 때 한 달 가량 컴퓨터 구조에 대해 배운 후 C 문법을 배웠기에 그 때 Hello World와 같은 과제를 받았고 그러해서 다른 수업을 듣는 학우들보다 늦게 이 과제를 수행하였습니다.

 

  작성한 과제를 찬찬히 읽어보고 있는데, 다른 무엇보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문구는 이것이었습니다.

Visual Basic 6.0을 공부할 때 제일 처음에 한 것이 command1버튼을 누르면 msgbox가 나와서 ‘안녕하세요.’ 라고 메시지가 뜨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은 어느 정도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니 많은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C도 처음에는 초라한 “hello, world"이지만, 나중에는 강력하고 제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중학생 때 정보처리기능사를 준비하기 위해 배운 것이 Visual Basic이었으나 학원에서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아 혼자 책을 보며 공부하였기에 그 첫 시작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후 여러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들며 노력하였고, 그러하여 그 때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 과제를 할 당시에는 C 언어에 대해서는 완전 모르던 상태였습니다. 단지 수업 시간에 배운 간단한 문법만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C 언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대학교 입학 전에도 많이 들었고, 이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하여 비록 printf로 자기 소개만을 찍어낼 정도의 아주 허접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고난이도의 프로그램을 짤 수 있기를 하는 바람을 적은 것입니다.

 

  이후 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과제와 프로젝트가 C언어로 나오게 되었고, 또한 휴학 중에 C 언어 공부를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러하여 지금 제 C 언어의 실력은 상급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급도 아니고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기대감에 어느 정도 충족을 시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럼 제가 꿈꾸던 그런 4학년이 된 것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C 언어를 현란한 동작(?)으로 화려하게 쓰면서 프로그래밍을 하는 정도까지는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지간한 프로그램은 작성할 수 있다는 경험과 어지간한 코드는 읽을 수 있다는 경험을 쌓았기에 완전히 아니라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학교를 떠나면서 다른 곳에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러하기에 새로운 것이라는 두려움과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두려움과 성취할 수 있는가에 대한 두려움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러하여 지금도 진로에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1학년 때 가졌던 4학년인 저에게 보내는 글을 읽으며

그래도 어느 정도 성취했어.

  라고 1학년인 저에게 웃으며 얘기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 4년의 생활은 헛되게 살아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점이 아쉽고 많은 점이 안타깝고 많은 점이 슬프기에 우울하게 졸업을 맞이할 것 같았지만, 나름의 성취감을 가지며 졸업을 할 수 있게 되었음을 알려주는 1학년 때 했던 C 언어 첫 과제를 보며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점이 부족하고 약하고 어렵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가지는 기대감을 어느 정도 혹은 그 이상 충족시킬 수 있는 나 자신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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