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일으키는 방아쇠

By | 2010/11/10

  최근까지 제가 활동하던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곳을 차단 사이트로 등록하고 접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까지 거의 중독이라고 할만큼 들어갔으니 많은 진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근 5~6년간 다녔던 그 곳을 왜 나오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입니다.

논쟁의 글이 아님에도 나에게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어서…

  저로서는 처음 보는 사람인데, 제가 쓴 글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더군요. 해당 사이트에서 몇 번이고 남들에게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 때마다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고 보니 황당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탈퇴를 생각했지만, 탈퇴를 하면 지금까지 거기서 제가 쓴 글을 다시는 읽을 수 없기에 탈퇴는 하지 않고 나왔습니다. 언젠가 다시 돌아갔을 때 제가 적은 기록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여기에 대해 얘기를 하다 문득 예전에 봤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어떤 한 인간이 자살하는 데에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말하여 이것이 원인이라고 가장 뚜렷이 눈에 띄는 것이 실은 가장 강력히 작용된 원인이었다는 예는 없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자살을 한다 하는 일은 우선 거의 없다. (중략) 신문은 곧잘 ‘남몰래 번민하고 있었다’느니, ‘불치의 병이 있었다’고 써제낀다. 일단은 그럴 듯싶다고 여겨지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실은 자살하던 당일, 절망한 이 사내의 벗이 서먹서먹한 말투로 그에게 말을 걸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 벗에게야말로 죄가 있다. 그런 투의 말을 듣기만 하여도, 그때까지는 아직 허공에 떠 있던 원한이나 피로의 전부가 일시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일이 있을 수 있으므로.

출처 : 시지프의 신화, 카뮈. http://nosyu.pe.kr/748

  자살에 대한 글이 적혀진 책이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게 느껴졌던 글귀가 바로 이것입니다. 평소 우울함이 가득한 사람에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서먹서먹한 말투로 그에게 권총의 방아쇠를 당겨버리게 하는 일이 있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그 때는 저 자신이 남들에게 방아쇠를 당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정말로 방아쇠를 당기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습니다. 평소 우울함에 자살을 한다고 하지만, 방아쇠라는 것이 정녕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던 것입니다.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이번 경우에서 찾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비아냥 거리는 댓글은 많이 접했습니다. 논쟁에도 참여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들은 적이 여러 번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사소한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학교를 떠난다는 생각과 함께 실제로 기숙사 방의 물건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인 해당 사이트를 떠나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그 사람이 적은 비아냥 댓글을 보고 바로 방아쇠를 당겨버린 것입니다. 떠난다는 사건을 말릴 이성 없이 차단 사이트 등록 및 접근을 하지 않도록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더더욱 남들에게 방아쇠를 당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정녕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방아쇠를 당길만한 행동과 말은 삼가 해야겠다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느꼈습니다.

  또한 제가 방아쇠를 맞더라도 이를 견딜 수 있는 건전한(?) 생각을 평소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꾸 안 좋은 생각, 부정적인 생각 등이 강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맞은 방아쇠에 권총을 제 머리에 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적었습니다.

4 thoughts on “사건을 일으키는 방아쇠

  1. 두리뭉

    버틸 수 있는 건전한 생각…저 또한 이런저런 일로 즐겨찾던 커뮤니티에 정나미가 떨어져 발길을 끊곤 했는데, 반대로 DC 중에서도 질이 좋지 않은 쪽의 생각을 받아들여 버티고 있습니다.

    이 방식의 문제는 제가 방아쇠를 당기는 입장이 되곤 하는 터라 되도록이면 눈팅만 하게 된다는 거죠. 애초에 건전한 생각을 굳히는 쪽으로 갔더라면 좋았을 걸 싶네요.

    Reply
    1. NoSyu

      네… 저도 건전한 생각을 굳히는 쪽이라면 아마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ㅜ
      그 점이 많이 아쉽기도 하지만…OTL

      그렇지만 정나미 떨어지면 떠나는게 맞겠죠?

      Reply
  2. imc84

    모진 행동을 실행케하는 심리적 방아쇠라… 그런 것이 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유순해보이던사람이 평상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험악한 행동을 할 때도 있는데 그런 경우 뜻밖에 사소한 빌미가 화근인듯 보여지곤 하죠.. 사실 개인의 심리와 행동은 겉으로 보이는게 다가 아니니 방아쇠를 당기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 싶군요. 그나저나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꾸준히 블로깅 하시는군요 ^^

    Reply
    1. NoSyu

      오랜만입니다.^^
      저도 눈팅은 하고 있지만 댓글은 무얼 달아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ㅜㅜ

      그러고보니 예전에 어떤 여자상사/남자후임의 싸움이 생각나네요. 정확한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남자후임이 자신의 몸이 좋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있는 중 여자상사가 남자가슴을 만졌다고 합니다. 그러자 남자후임이 여자상사에게 사과를 요구하였고, 그런게 어디있냐고해서 여자상사는 싫다고 했다가 서로 폭력사건까지 이어졌다고 하더군요.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몇몇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남자 가슴 만지는 것은 별 거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둘이 평소 서로 감정이 안 좋았기에 사소한 것이라 생각한 것이 크게 터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설령 싫어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무난하게 지내라는 핵심취업전략이라는 시간에 오신 강사분들의 얘기가 이해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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