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그리고 여러 생각

By | 2011/03/29

  오늘 카이스트 학생 한 명이 또 자살하였다고 합니다. 또 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올해에 기사로 이번을 포함하여 3명의 학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별 생각 없이 살았지만 갑자기 이러한 생각들이 드네요.

1. 카이스트라서 기사가 나오는 것일까?

  학부 때 다녔던 학교에서 한 해에 제가 접하기로 3명이 자살했습니다. 그 중 한 번은 자살할 당시 제가 그 건물에 있어서 제법 오랫동안 강렬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관련글 – 힘내세요! 힘내세요! 힘내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소식은 기사로 전혀 접할 수 없었습니다. 혹자는 재단의 힘이라고 얘기하였지만, 저로서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학교가 최고의 학교가 아니라서?

  예전에 외국어고 학생들의 보험금이 제가 나온 일반고보다 높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관련글 – 외고 학생은 장래가 촉망되었기에 보상금이 높다?) 그러한 생각과 맞물려 저러한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번에도 사실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고의 학교이기에 기사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런데 사실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점에서 그만두기로 하였습니다.

2. 언론은 마구 쓴다.

  예전에 읽었던 시지프의 신화에서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신문은 곧잘 ‘남몰래 번민하고 있었다’느니, ‘불치의 병이 있었다’고 써제낀다. 일단은 그럴 듯싶다고 여겨지는 설명이다.

출처 : 시지프의 신화, http://nosyu.pe.kr/748

  이번에도 언론에서는 자살한 자들의 얘기를 하면서 서남표 총장이 만든 3.0 이하 성적일때 등록금 부과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실제 올해 첫 번째로 기사로 소개된 학생은 성적이 좋지 못했기에 그러한 고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 학생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면서 그 얘기를 두 번째 학생, 세 번째 학생의 기사에도 꼭 덧붙여서 얘기합니다.

  만약 제가 지금 자살한다면 그들은 무어라 쓸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3. 자살 소식은 사람을 우울하게 한다.

  연예인의 자살이 안 좋은 이유는 그들의 자살 소식이 기사가 되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기사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접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자살하는 비율이 올라가는 일이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거기에 대해 반신반의하였지만, 제가 현재 있는 곳에서 자살자가 계속 나온다는 얘기를 들으니 우울함이 갑자기 나타나네요. 하지만 글쎄요. 이 우울함은 죽은 이가 있는데 마구 웃어버리는 것이 미안하기에 나타나는 그런 우울인 듯싶습니다. 아직 자살을 실행하는 단계(?)는 아닌 듯싶습니다.

4. 나는 아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여러 압박이 있습니다. 성적을 잘 받아야겠다는 압박, 연구실에 적응해야겠다는 압박,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연구를 알아야겠다는 압박 등등… 특히 연구실에 있는 분들의 연구 얘기를 할 때 전 잘 모르기에 듣기만 해야 하는 것에서 오는 압박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글쎄요. 이것이 압박감이지만, 정확하게는 자극입니다. 계속된 자극을 받으면서 더욱 성장하도록 열심히 하는 그런 자극 말입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연구실 생활이 매우 즐겁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소용돌이 치는 지금, 목요일에 있을 시험 공부에 매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사실 이 글이 아니라 월요일에 친 시험을 치고 나서 깨달은 것(?)이 있어 그것을 정리하고 싶지만, 목요일 시험 이후로 미루었습니다. 그 때 오늘 들었던 자살 이야기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PS

  예전에 적었던 글입니다.

‘자살의 과거는 건강의 증표’

  자살은 살아서 건강한 그의 과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고 보면 자살에 대해 은근히 글을 많이 썼네요. 그만큼 그 때마다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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