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용차로 위반하는 외교관 차량

By | 2017/06/11

(이거 블랙박스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야 하나 싶을 정도네요)

  토요일에 서울 출장을 다녀온 후 대전에 내려올 때의 일입니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천안을 지나서 조금 더 내려가니 차들이 막히더군요. 딱히 서행할 이유가 없어보였으나 그리 급한 일도 없고 해서 천천히 흐름에 맞춰 내려 갔습니다.

주말이기에 경부고속도로 위 버스전용차로는 시행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1차로에는 버스와 그에 준하는 차들만이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한 승용차가 1차선을 신나게 달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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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승용차였습니다. 그런데 뒤에 있는 번호판이 독특하더군요. 처음 보는 번호판이었습니다. 왼쪽에 한글이 두 개 있고 074-XXX 였습니다. (XXX는 여기 글에서 숨겼습니다.) 그래서 캡쳐한 그림과 영상을 올려 다른 분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다들 ‘외교관’ 번호라고 하셨습니다.

실제 찾아보니 맞는 것 같습니다.

cap 001

https://ko.wikipedia.org/wiki/%EB%8C%80%ED%95%9C%EB%AF%BC%EA%B5%AD%EC%9D%98_%EC%B0%A8%EB%9F%89_%EB%B2%88%ED%98%B8%ED%8C%90

위키피디아에 보니 유럽식규격외교용이라고 나오는 것과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저 번호에 어떤 의미가 있나 싶어서 살펴보니 아래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차량번호판의 여섯 자리 숫자는 국가별 번호인 앞 3자리와, 외교공관 내 서열을 의미하는 뒤 3자리로 구성된다. 예컨대 ‘외교 003001’은 대한민국과 세 번째로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 대사관의 대사 차량이다. 외교차량에 부여되는 국가별 번호는 테러위험 등의 이유로 대외비로 분류돼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25/2011112501225.html

첫 번째 세 숫자는 대한민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순서를 뜻하는군요. 그럼 영상 속 차량의 주인은 대한민국과 74번째로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의 외교관이라는 뜻이네요. 어느 국가인지는 대외비라고 하니 찾을 수는 없어 보입니다.

그럼 저런 교통법규위반에 대해서 신고를 해도 괜찮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전 여러 기사들을 보면 그닥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먼저, 위에 소개한 기사 속 내용입니다.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지요.

지난달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주한 외국 대사관 직원이 외교 차량으로 자전거 운전자를 친 후 ‘난 외교관이기 때문에 법적 책임이 없다’며 자리를 떠났다”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작년 9월에는 부산 러시아 영사관 소속 직원이 외교 차량을 몰고 가다 추돌사고를 내고는 면책특권을 내세워 경찰 조사와 음주측정을 거부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실제로 국제협약에 따른 외교관의 면책특권 범위에는 외교관 본인뿐 아니라 외교 차량도 포함하고 있다.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25/2011112501225.html

이는 비단 한국 안에서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독일의 신문과 방송이 5월 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 외교관이 어제 새벽 독일 수도 베를린 한복판에서 음주사고를 냈다.

세명의 한국인들은 6일 새벽 1시반경 크로이츠베르크지역을 벤츠차를 술에 취한 채 몰고 가다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고 연이어 가로수를 스쳤다. 차량은 “전파”(Totalschaden)되었으나 타고 있던 세명은 특별한 부상 없이 무사했다. 그런데 이들은 외교관 신분이었으며 이중엔 한국대사관의 고위직의 인사도 있었다.

이들은 술을 마신 후에  다시 크로이츠베르크지역의 킴스가라오케라는 술집에 2차를 하러 가는 길이었다. 이들은 사고가 난 그나이제나우스거리를 꽤 과속으로 몰았다. 그러다 졸름스거리 모퉁이에서 균형을 잃고 차선을 이탈해 사고를 냈다.

베를리너 차이퉁지에 따르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매우 취한 상태의 음주운전사고임을 확신했으며 경찰의 내부보고서에도 “만취상태”(starke Alkoholisierung)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경찰은 외교관 면책특권 때문에 음주측정조차 할 수 없었고 이들은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서로 부축해야 해야 설 수 있을 정도로 비틀거리는 상태인데도 더 마시기 위해 인근의 킴스가라오케로 걸음을 옮겼고 경찰은 사고차량을 견인할 차를 부르는 등 뒷처리를 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TV카메라에도 그대로 찍혀 이후 독일방송뉴스에서는 취했을 지언정 꼬부라진 혀로 경찰에게 되려 삿대질하며 큰소리치는 이들의 모습이 수차 전국에 방영되었다.

출처: http://www.berlinreport.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5523

한국 외교관은 버스전용차선 위반 정도는 우스울 정도인 음주운전 후 당당한 모습을 보였군요.

여튼 당당히 법규를 위반하며 다니는 외교관들의 차량들을 보니 대사관들이 밀집한 지역이 얼마나 개막장일까 상상이 되네요. 특히 서로 다른 나라의 외교관 차량끼리 사고가 난다면 어떨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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