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자전거 타고 가다가 사고 났습니다.

By | 2011/06/18

  오랜만에 밤에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서 기숙사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대전시는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 그것을 타고 가면 안전하게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공사 중 혹은 완료 후에 제대로 정비하지 않아 굴곡이 있거나 하는 곳이 있지만, 그러한 곳을 어느 정도 파악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파악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과학공원 옆 도로를 달리다가 공사중인 도로 구덩이에 빠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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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후인 밤에 찍어서인가 잘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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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자전거 도로는 들어가는 입구를 지나자마자 바로 왼쪽으로 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전 예전 도로를 생각해서 직진을 하였던 것입니다. 따라서 좌로 제대로 틀지 못해 바로 위의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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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스럽게도 밤이고 자전거 도로 진입구였기에 속도를 줄였고, 구덩이 앞에 모래를 쌓아두어 브레이크를 잡을 때 그것이 좀 더 속도를 낮추는 효과를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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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오른쪽 다리가 구덩이에 빨려 들어가서 이렇게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습니다. 동시에 자전거는 괜찮다는 생각에 타고 가다가 뒷바퀴가 펑크가 나서 다시 학교로 돌아와 현재 주차시켜두었습니다. 다음날(이라고 해도 오늘이군요.) 낮에 자전거 가게에 가서 수리를 의뢰해야겠습니다. (어제 뒷바퀴 튜브 교환했는데..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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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먼저 자전거에 대한 주의가 부족한 공사현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동차 도로에는 저처럼 공사현장임을 알리는 칸막이가 쳐있어 이를 유의할 수 있지만, 자전거 도로에는 그러한 것이 전혀 없어 주의가 줄었던 것입니다.

  더하여 해당 도로는 계속된 일직선 도로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도로 옆에 있는 자전거 도로 역시 큰 굴곡 없이 직진으로 구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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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aps.naver.com/

  네이버 지도에 나와있는 옛날 사진입니다. 도로를 보면 그대로 직진을 하도록 되어 있고, 자전거 도로 역시 아무런 상관 없이 그대로 직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사를 하면서 차선을 하나 더 만들고 대신에 자전거 도로를 차량 바깥쪽으로 옮겼습니다. 그러면서 끝에 부분은 예전 그대로 두어 갑자기 핸들을 꺾게 만든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남 탓이라면 제 탓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전방주의부족이었습니다. 앞에 도로 상황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제대로 봐야 하지만, 그리고 특히 밤에는 잘 보이지 않기에 더더욱 조심해서 나가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바로 ‘예전에 그러했으니 지금도 그러할 것이다.’라는 생각입니다. 저 도로는 지금까지 몇 십번 타고 다닌 도로입니다. 그래서 앞에서 얘기한대로 어디의 도로가 이상하며 여기서 속도를 줄여야 하는지 늘려야 하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입니다. 그러하기에 저 도로를 진입할 때도 큰 주의 없이 ‘여기는 그대로 직진’이라는 생각을 하고 나아간 것입니다.

  물론 이는 낮처럼 앞이 잘 보이는 상황에서는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며 달릴 것이기에 이러한 생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밤의 경우 이처럼 검증된 과거의 경험에 기반하여 현재 상황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안전하지만 그래도 어리석은 일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삶 역시 잘 보이지 않는 밤을 달리는 것처럼 과거의 경험이 쌓이고 쌓이면서 거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밤에 자전거를 처음 탈 때는 잘 모르기에 조심스럽게 운전하던 것이 점차 경험이 쌓이면서 막 달리는 것처럼 아무것도 모를 때 어리버리하며 하지만 조심하며 살아가던 자세가 쌓이고 쌓이는 여러 경험으로 인해 마구 행동하고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이 강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것이 싫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여러 번 다짐을 하고 있지만,(관련글 – 노인이 되었을 때 조심해야 하는 것) 아직 되새겨야 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오늘 사고를 통해 알았습니다.

  앞으로 밤길 운전은 더더욱 조심하며, 동시에 경험에만 의존하지 말고 현재 상황에 좀 더 집중할 것이며, 이는 비단 자전거/자동차 운전만이 아니라 나의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임을 다시금 새겨보며 잠을 청합니다.

  아픈 다리는 금방 나을 것이며 자전거 수리야 맡기면 되는 것이지만, 그 작은 것에서 큰 교훈을 얻고 훗날 닥칠 큰 사고에 예방할 수 있음에 만족합니다.

PS

  자전거 도로를 보면 자동차와 역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 도로는 자동차와 상관없이 양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인지가 모호하네요. 사실 카이스트에서 과학공원까지의 도로 양 옆에 자전거 도로가 있다고 하지만, 사실 기상청이 있는 방향에만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지, 갑천쪽에는 정말 말 그대로 ‘개판’이더군요. 그래서 그 자전거 도로를 따라 그대로 달렸는데 오늘 사고를 겪으면서 차라리 자동차 도로를 달리는 것이 좀 더 안전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문득 적어봅니다.

2 thoughts on “밤길 자전거 타고 가다가 사고 났습니다.

  1. chiara

    헐퀴

    항상 조심하셔서 타셔요.. 전 맨날 다니는 산책길에서도.. 자전거 도로가 오래되어서 좀 울퉁불퉁해진곳에서는 좀만 속력을 덜 줄여도 넘어지더라구요ㅠㅠ
    항상 천천히 조심조심 타야하는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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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Syu

      네.. 자전거 도로가 너무 오래 되어서 울퉁불퉁 한 곳이 많아요.
      거기에 지뢰까지 있는 경우도 있어서….OTL
      항상 조심조심…^^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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