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입니다.

By | 2011/12/28

  오늘 정말 크게 웃을 수 있는 여러 패러디물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기록하고자 글을 적습니다.

 

  김문수 현 경기도지사는 2011년 12월 19일 남양주시의 한 노인요양병원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요양원 내 암환자 응급 이송에 관하여 궁금증이 생겨 남양주소방서 119상황실에 전화를 겁니다. 그 때 김문수 도지사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전화를 했지만, 상황실에서는 장난 전화로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경기도에서는 전화를 받은 담당자 둘을 인사조치 시킵니다. 이유는 ‘소방공무원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인 응급전화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확하게는 119전화 접수 시 먼저 자신의 관등성명을 밝히고 나서 신고 내용에 대해 성실히 응대해야 하는데, 담당자 둘 모두 관등성명을 먼저 밝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네 남양주 소방서입니다

김문수 : 어 그래, 여보세요
여보세요?
김문수 : 나는 도지사 김문숩니다.
여보세요?
김문수 : 여보세요?
예 소방섭니다 말씀하십시요
김문수 : 어 도지사 김문숩니다. 
김문수 : 여보세요?
예예
김문수 : 경기도지사 김문숩니다.
예예 무슨일 때문에요?
김문수 : 거기 우리 남양 소방서 맞아요?
예 맞습니다.
김문수 : 이름이 누구요?
무슨일 때문에 전화하신건데요?
김문수 : 어…내가 도지산데 이름이 누구요 지금 전화받은 사람이?
김문수 : 여보세요?
예예
김문수 : 이름이 누구냐고?
여보세요??
김문수 : 지금 전화받은 사람이 이름이 누구여?
(한숨소리)
김문수 : 여보세요?
예예 무슨일 때문에 전화하셨어요?
김문수 : 이름이 누구냐는데 왜 말을 안해?
무슨일 때문에 전화를 하셨는지 먼저 말씀을 하십시요
김문수 : 어~~~ 아니 지금 내가 도지사라는데 그게 안들려요?
선생님 무슨일 때문에 여기에 전화를 하셨는데요?? 소방서, 119에 지금 긴급 전화로 하셨잖아요?.
김문수 : 그래요 119했어요 그래요 엉
예, 그러면 무슨일 때문에 전화를 하셨는지 얘기를 하셔야지요
김문수 : 아니 도지사가 누구 누구냐고 이름을 묻는데 답을 안해?
여기에 그렇게 전화를 하시는분은…일반전화로 하셔야지 왜 긴급전화로, 그렇게 얘기를 하시면 안되죠
김문수 : 어…..
여보세요??
김문수 : 누구냐고 이름을 말해봐 일단…
(전화끊김)
=======================
예 소방섭니다.
김문수 : 예 내가 저 경기도지사 김문숩니다.
예예
김문수 : 아까 전화받은 사람 관등성명좀 얘기해봐요
김문수 : 지금 전화받는사람 맞아?
아닙니다 제가 받은게 아닌데요?
김문수 : 지금 누구요 그럼?
저요? 
김문수 : 예
저는 윤ㅇㅇ입니다.
김문수 : 윤ㅇㅇ 소방위인가??
예??
김문수 : 소방사??
예 소방교입니다.
김문수 : 소방교.
예 그렇습니다.
김문수 : 방금 조금 전에 받은사람 누구요?
여보세요
김문수 : 지금 받은 사람 이름이 누구?
아니 지금 119로 하셨잖아요?
김문수 : 119. 윤ㅇㅇ
예 무슨일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김문수 : 도지삽니다.
예예
김문수 : 어 그래 알겠어 끊어

 

  녹취록에서도 두 담당자 모두 처음에 관등성명을 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점은 지적받을만 합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이것을 이유로 인사조치를 하는 것이 과한 것이 아니냐 하는 점입니다. 저 역시 경고 조치로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하는데 인사 조치까지 해야 하는 이유인지가 모호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욱 더 얘기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담당자가 김문수 도지사를 못 알아봐서 그런 것이다.

 

  또한, 여러 사람들이 비난하는 것으로 119 상황실처럼 긴급한 상황에서만 전화해야 하는 곳에 궁금한 것이 있다고 전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상황실이 아닌 다른 곳에 전화해서 알아봐야 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도지사 김문수입니다.’라 생각합니다. 김문수 도지사는 자기 자신을 다른 이에게 확인시키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로 자기 자신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전화라는 특성 상 목소리만 들을 수 있기에 그 외에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려면 목소리 외에는 딱히 없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발신자 표시 서비스라는 것이 있어 전화를 건 당사자의 전화번호가 뜨기에 이를 알아볼 수 있지만, 119 상황실에 발신자 표시 서비스와 함께 도지사 휴대폰 전화번호가 저장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목소리만으로 상대방을 인지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더하여 상대방이 지인이 아닐 경우 그 어려움은 매우 클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국민 한 사람이 아닌 도지사라는 자격으로 무언가를 구하고자 할 때 자기 자신이 그 도지사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전화 목소리만으로 상대방을 확인시키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자기 사인이나 도장이 찍힌 문서를 보내거나 직접 방문하거나 하는 여러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인증하는 방법을 이용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도지사라는 자격을 가지고 일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김문수 도지사는 단순히 전화 목소리만으로 자기 자신을 인증하려고 하였고 그것이 상황실 담당자는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이러한 문제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즉, 김문수 도지사는 도지사로서 아마추어적인 행동을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그런 점에서 도리어 상황실 담당자가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목소리만으로 김문수 도지사임을 판단하여 정보를 얘기하였다면, 만약 간첩이 ‘나 대통령이야.’라며 정보를 요구할 경우에도 똑같이 걸려들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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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되었든 이 사건은 공개되었고, 경기도청에서 해명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여러 패러디물을 만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패러디물이 상당히 재미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이의 댓글이 상당히 공감되어 그것으로 마무리합니다.

통화내용 들어보니 자기가 도지사라는걸 안 믿는데 화가 나서 정작 용건은 말하지도 않고 있군요.
도지사라는걸 확인 시키는게 중요한 거였습니까?
아니면 암 환자 이송 건을 묻는게 중요한 거였습니까?

 

참조

4 thoughts on “도지사입니다.

  1. 두리뭉

    김문수 도지사 덕에 연말에 다들 빵 터지나 보더군요.
    무슨 패러디가 쉴새 없이 쏟아져요.
    소방서 쪽에서 그리 잘 대응한 건 아니긴해요. 일단 용건까지는 확인을 했어야하는데 장난전화로 판단하고 그냥 끊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119로 도지사 놀이한 김문수가 제일 나빠요. 저런 식으로 말하니 장난전화라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요. 그저 경기도민이 고생이 많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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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Syu

      징계 없애고 사과하러 갔다고 하는데 그 사이에 사과문을 소방관이 올린 것을 보고 참 난감했습니다.
      우리네 아버지는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에 치여가며 돈을 버신다는 누군가의 표현이 너무 크게 와닿았습니다.OTL
      더하여 지방 선거 때 경기도민이었기에 좌절감을 함께 느낀 것도 사실입니다.;;;;OTL

      한 해의 마지막이네요.
      다가오는 새해에 좋은 일이 언제나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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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두리뭉

      경기도민으로 느끼셨을 비애가 절절히 이해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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