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그리고 대표성

By | 2012/12/06

  며칠 전의 일입니다.

  부산에서 열린 어느 학술대회를 참석하였습니다. 그 곳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 날 학회 참석을 위해 전 자동차를 끌고 갔고, 학회가 열린 곳에 주차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혹시 학회측에서 무료 혹은 할인 주차권을 발급하는가 싶어 등록을 하는 곳에 가서 물어보기로 하였습니다.

  마침 그 곳에는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녀는 열심히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적고 있더군요. 저는 말을 걸어보며 주차권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그 때 그녀의 눈은 여전히 휴대폰을 향하면서 저에게 대답하였습니다.

주차권? 못 들어봤는데…

  그 대답을 듣는 순간 개인적으로 조금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무례하게 사람을 대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갑자기 그녀의 이름과 그 소속이 적혀진 이름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즉시 저의 머릿속에는 그녀의 이름보다 그녀의 소속에 관심을 가졌고 이를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K 대학교…

 

  조금 더 예전 일입니다. 그 때도 역시 어느 학회에 참석하였습니다. 그 때 저는 교수님의 조언을 들은 후 처음 보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말을 걸었습니다. 그 중 한 분과 여러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학회에 오셔서 모르는 사람에게 얘기를 잘 거시네요. 역시 카이스트 학생이십니다.

  조금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말을 거는 것은 교수님의 조언을 들은 저인데, 그 평가를 제 소속인 카이스트가 받는 것이었습니다.

 

학회에서 받은 명찰. 이름과 소속이 적혀져있다.

 

  어렸을 때 교육 받은 것 중 하나로 외국에 나가서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러한 행동이 대한민국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즉, 외국에 나가서는 각자가 대한민국의 대표가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외국에 나가본 적도 없고하여 경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더라도 소속을 서로 밝히는 학회와 같은 장소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속해있는 소속을 대표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더하여 더욱 놀라운 것은 저나 다른 사람은 처음 만나는 이를 평가할 때 있어 그 혹은 그녀 개인으로부터 평가하지 않고, 그 혹은 그녀의 소속에 대한 평가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이 그 혹은 그녀를 만나 점차 알아가면서 그 소속에 대한 평가를 바꾸거나 혹은 기존의 것을 강화하거나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것이 브랜드라는 개념과 연관이 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글을 적은 이유는 학회에 참석하여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혹은 그녀의 소속을 살펴보는 저를 발견하면서 문득 이런 일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소속의 브랜드를 올리는 것이 결국 그 소속에 속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 자신 역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2 thoughts on “소속 그리고 대표성

  1. 나나당당

    내가 잘해야 하는 게 나를 위해서 보다 우리를 위해서인 이유를 체감하셨군요. 그래도 자원봉사자 이야기는 놀랍네요. 그런 일을 맡으면서 기본도 지키지 않다니요;

    Reply
    1. NoSyu

      네.. 그러한 진실(?)을 강하게 체험하였습니다.
      말로만 듣던 것을 직접 경험하니 느낌이 참으로 오묘했습니다.

      자원봉사자 이야기는 본문에 적었듯 사람을 상대하면서 그렇게 무례하게 대하는 것을 처음 보았기에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제가 동화와 같은 세상에 살았던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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