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천천히 먹어요~

By | 2006/11/13

저녁 다들 드셨나요?

전 막 저녁을 먹었답니다.

오늘 저녁은 조금 특이한 저녁이 된 듯 싶어요.

 

평소에 저는 밥을 빨리 먹습니다.

빨리 먹으나 천천히 먹으나 들어가는 양은 똑같고,

아침은 출근해야해서

점심은 쉬는 시간을 위해

저녁은 공부하는 시간을 위해

빨리 먹으려고 하지요.

그게 몇 년동안 습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먹는 것들도 빨리 먹게 되었지요.

요즘은 밥 양도 줄어 반 공기 정도를 먹다보니

한 끼에 5분정도 걸리네요.

이 분은 얼마나 걸릴지..;;

 

오늘 저녁도 평소와 다름없이 처음에는 빨리 먹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왜 빨리 밥을 먹지?

빨리 먹으면 가끔 이도 갈게되고,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잖아.

한 번 천천히 먹어보자.’

그래서 밥을 김에 싸서 입에 넣은 후

오랫동안 씹었습니다.

 

그러더니 정말 좋았습니다.

일단 팔과 턱에 긴장이 없어지니

저절로 자세가 바로잡아지더군요.

평소엔 허리를 구부린 자세에서

턱관절을 빨리 움직였으나

천천히 먹으니 허리를 펴고 여유롭게

오물오물 거릴 수 있더군요.

 

다음으로 맛도 좋았습니다.

평소엔 밥을 김에 싸서 한 입에 넣었는데,

김 맛이 조금 나는 것 외에는 맛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천천히 씹으니 밥에서 나는 단맛도 느낄 수 있었죠.

 

여러 가지 반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저녁 반찬 기준으로 보면

평소엔 김과 멸치볶음만 먹었겠지만,

이번엔 김, 멸치볶음, 양배추, 김치까지

상에 올라와있는 모든 반찬에 손이 가더군요.

여유를 가지니 상에 올려진 음식들을 살펴볼 수 있으니

손이 갈 수 밖에 없더군요.

 

마지막으로 편안하고 여유롭습니다.

밥 먹으면서 행복함이라고 할까요?

그걸 느낀 적은 극히 드물었는데,

아주 간단히 얻어지더군요.

 

물론 반 공기 정도 되는 양을 먹는데

20분 넘게 걸리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다 먹고 나니 포만감과 함께

기분도 좋고,

허리도 아프지 않으니

그 정도 시간은 투자해도 될 듯 싶더군요.

 

여러분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만약 저처럼 빨리 드시는 분이시라면

오늘 저녁, 아니면 내일 저녁이라도

집에서 가족과 천천히 밥을 먹어보세요.

제가 왜 추천하는지를 알 수 있으실 겁니다.^^

14 thoughts on “밥을 천천히 먹어요~

  1. 주냉이

    저는 어렸을때부터 밥먹을떄 책을 보면서 먹어서 그런지 지금도 밥을 빨리 못먹습니다. 그래서 밥 빨리 먹는 남자놈들이랑 먹으면 맨날 저 혼자 속도 맞출려고 입에 밥을 구겨넣는데 오바이트 쏠릴때도 있고;; 군대가서도 제일 고생한게 밥을 빨리 못먹는거였다죠. 그래서 배고파도 밥을 조금 먹곤 했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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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aputian

    저는 밥을 빨리먹습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신체가 디자인되어버렸어요. …

    그래서 제가 장이 안좋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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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NoSyu

    /주냉이/
    저도 밥 먹으면서 책을 봤는데 밥도 안 먹어지고 책도 안 읽혀져서 그만두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가능하셨군요.^^
    밥을 빨리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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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NoSyu

    /Laputian/
    장이 안 좋으시군요.
    고등학교 때 친구 한 명은 스트레스성 장염인가 있어서 고생하더군요.
    스트레스가 많으신가봐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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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입코군

    전 원래 밥먹는게 느려서..ㅡㅡ;;;;
    후딱 먹을라고 노력중인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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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NoSyu

    /입코군/
    적절한게(?) 가장 좋은 듯 싶네요..^^
    남들과 먹을 때는 상대방의 페이스(?)에 맞춰 먹어야 하는 것이 예의라고하니
    빨리 먹는 방법과 느리게 먹는 방법 모두 연습해야겠어요.
    그러나 혼자 먹을 때나 가족과 같이 먹을 때는 되도록 천천히 먹어야겠어요.
    이제 아침이네요.
    아침도 천천히 여유롭게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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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briquet

    저도 밥 원래 천천히 먹었는데. 친구놈들과 같이 다니면서 살아남으려고 하다 보니까 어느새 엄청난 속도로 밥을 먹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부터 속도 별로 안 좋고 과식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혼자서는 얼마든지 천천히 먹어도 괜찮은데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밥 먹을 때는 그럴 수 없으니까 그게 너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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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NoSyu

    /briquet/
    남들과 페이스를 맞춘다.. 정말 힘든가보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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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루돌프

    우리 아버지께선 정말 천천히 드십니다 -_-
    한시간정도 걸리죠…
    꼭꼭 씹어먹어서라기 보다는.. TV보며 드십니다;;;
    게다가 그런데 몰입이 잘되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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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NoSyu

    /루돌프/
    TV보며 드신다고 해도 한 시간까지….
    놀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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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파인

    전 아침은 잘 모르겠구… 점심은 빨리 먹구 담 시간 올라가야 해서 그렇게 천천히는 못먹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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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NoSyu

    /파인/
    바쁜 사회 생활을 하면 아무래도 밥 먹는 시간이 아깝기는 하죠.
    그래도 어떤 날을 잡아 한 번 해보는 것도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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