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병특이 아닌 공익을 했을까?

By | 2006/12/10

오늘 문득 어떤 글을 읽다가

(‘결심을 하다‘)

‘내가 왜 공익을 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4년 겨울로 기억합니다.

저는 2학기 지도교수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고,

거기서 교수님에게 취직보다는 될 수 있으면

계속해서 컴퓨터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인공지능이란 석사 때 배우는 것이라

학부 때는 기대하지 마라.

또한, 계속해서 공부하려면 외국을 나가는게 좋다.

그런데 군대 문제가 걸릴 것이니

미리 처리하고 가는 것이 좋다.

 

그래서 며칠 뒤에 공익근무요원을 신청했고,

다섯 달 뒤에 훈련소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기간도 내년 7월이면 끝이네요.

반 이상을 보낸것이죠.

 

그러다 윗 글을 읽다보니 이런 글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도 유학나와서 하는 소리인데,

꼭 굳이 유학 일찍 나오려고

병특대신 군대 갔다올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object씨 덧글

 

저 역시 사촌형들처럼 대학원에서 병특을 하려고 했습니다.

자신의 전공을 공부하면서 병역문제도 해결가능하니까요.

그런데 교수님의 말씀에 저는 공익을 선택하였습니다.

계속 공부하려면 유학을 가야하고,

유학을 가려면 군대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그 말 한마디에 말이죠.

 

그런데 해당 글을 읽으니 후회스럽네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렇게 실력이 뛰어나지도

집안에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니

빨리 갈 수 있겠는가?

아니, 유학 자체를 갈 수 있겠는가?’

‘내 실력이면 국내 대학원도 충분한 것인데,

내가 왜 굳이 공익을 했을까?’라는 후회입니다.

 

왜 그런 후회가 생겼냐 하면

전 대학 1학년 교양만 배우고

전공 과목은 하나도 배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경험을 쌓고자 어디에 활동을 하려고 해도

실력이 되지 않아 좌절해야만 했습니다.

대신 나름 열심히 공부한다고 설쳐되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2년 동안 설쳐되었지만,

남아있는 작품은 전부 토이박스 수준이고,

남아있는 실력은 전부 수박 겉핥기였습니다.

오히려 공부하는 습관이 없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복학 후가 상당히 걱정이 될 정도로

나쁜 점만 보입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저를 위로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로 기억합니다.

도저히 영어, 컴퓨터 공부가 되지 않아

남은 공익기간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다 나온 결론은

‘평생을 지탱할 철학을 쌓자.’입니다.

 

전 무교(無敎). 즉, 가르침이 없습니다.

다른 분들 특히 선배들을 보면

종교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전 어느 특정한 종교를 가지고 싶지 않아

거기에 기댈 수가 없죠.

대신 저의 철학, 저의 생각으로

저 자신을 스스로 일으켜세울 수 있는

그런 가르침(敎)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주역 강의도 한 번 들어보고,

도서관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살펴보고,

블로그에 제 생각을 적고,

다른 사람의 글도 읽어보는 등

나름 열심히 해왔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단 1년만에 만들어 질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분명 1년 전과 지금의 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블로그나 다른 기록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네요.

 

앞으로 복학하기까지

1년하고도 2개월…

이제 자기자신을 닦는 공부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닦는 공부에 중심을 두어야겠습니다.

특히 공익이 끝나고 반년 동안은

고시생이 되어볼까 합니다.

그렇게 해야지 학교를 다니고 있는

제 동기들을 따라잡을 수 있겠죠.^^

자, 힘내볼까요~~??!!!

10 thoughts on “난 왜 병특이 아닌 공익을 했을까?

  1. 방랑객

    스스로를 일으켜세울수 있는 가르침이라
    뭔가 끌림이 있는 말씀이로군요 ^ ^ 저도 (만약 된다면) 부사관으로 가기로 한 것에 후회하지 않고 열심히 살다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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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NoSyu

    /방랑객/
    끌림이 있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네.. 부사관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정해서 한 일이니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세요~!!

    Reply
  3. NoSyu

    /SungSaint/
    어리~ 휴가 나왔수?
    그런데 내년 7월 마칠 사람보고 군대 오라고?-_-;;;

    Reply
  4. NoSyu

    /bono/
    목표가 ‘확실하다’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bono씨도 감추고 계신 목표가 있지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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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object

    어이쿠 ^^ 혹시나 제 댓글에 기분 나빠지신건 아니겠지요? 제가 좀 방황을 심하게해서 학부를 오래 다녀서 유학을 약간 늦게 나왔습니다. 올해 06 가을학기는 99학번들이 나오는 타이밍인데 제가 97학번이니 2년 정도 늦었죠. 막상 나와보니 외국 친구들은 어린 경우가 많은데 (군대 안 가니까) 한국 분들은 나이 들어 나오시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너무 일찍 유학 나와야한다는 강박관념은 없어도 될 것 같아서 저렇게 달았죠. 어쨌든 공익 가신 것을 후회하시면 안되고 (그래봤자 달라지는 것이 없잖아요) 틈틈히 영어공부나 컴퓨터 공부 하시면 됩니다. 저도 3학년때 말아먹은 학점을 복학해서 매꾸느라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 방황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아시는 얘기지만, 늦었다고 생각될때가 가장 빠릅니다. 이 말은 정말 맞습니다. 열심히 하세요~

    ps. AI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학부때 바라보는 AI라는 것과 정말 석박사 하시면서 만나게되는 AI는 사뭇 다를 수가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AI 하시는 교수님들이 쓰신 논문을 읽어보시고 할만한지 한번 감을 잡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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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NoSyu

    /object/
    반갑습니다.
    기분 나쁠리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서 고마웠는걸요.
    다만 혹시 그렇게 생각하실까봐 고마움을 표시하지 못했는데, 찾아와주셨군요.

    그런 의미의 말씀이셨군요.
    네.. 후회해보았자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후회를 해서 되돌아본 뒤 계획 수정 및 노력이 더해진다면
    아마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직 학부 전공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상태라 논문 읽기는 힘들 듯 싶어 미루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논문은 쓸모가 없을 듯 싶어
    개론이라도 뗀 후에 볼까 합니다.
    조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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