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사라진 이야기

By | 2006/12/19

크리스마스가 이제 일주일도 안 남았네요.

저희 집은 무교(無敎)라서 크리스마스나 석가탄신일이라고

특별히 챙기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불교에 호감을 가지시는 어머니 덕분에

매년 사월초파일에는 절을 찾아가지요.

하지만 기독교에는 반감을 가지셔서

성탄절에는 교회를 찾아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크리스마스는 다르게 챙겼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온 집안을 꾸몄지요.

비록 모형이지만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서 거실을 장식하고,

문에 리스도 달았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날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크나큰 부루마블이 있었습니다.

전 기뻐 들고 뛰어나가 부모님께

‘산타 할아버지가 왔어요~’라며

소리친 기억도 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저에게 말하더군요.

‘산타 할아버지는 원래 없어.

너희 부모님이 산타 할아버지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알게 되었죠.

‘어떻게 굴뚝이 없는 우리집에 찾아올 수 있었을까?’

‘어떻게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었을까?’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 부모님께 뛰어가 물었습니다.

‘아빠, 엄마가 산타라고 하던데 맞어?’

‘응. 맞어.’

부정 하나 없이 대답하시더군요.

그래서 그 뒤로 산타 할아버지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없어진 것이 더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없어진 것입니다.

더 이상 트리를 꾸미지 않았고,

더 이상 리스를 달지 않았고,

더 이상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지 못했지요.

 

지금 와서 생각나는 크리스마스의 이야기.

만약 그 때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크리스마스 때 행복했던 순간을

몇 번 더 경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후회도 듭니다.

 

하지만 저를 위해 하지 않으시던

크리스마스를 챙겨주신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나중에 부모가 되더라도

이런 따뜻한 사랑을 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는

다들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12 thoughts on “크리스마스가 사라진 이야기

  1. briquet

    원래 크리스마스는 캐빈과 함께하는 겁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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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NoSyu

    /briquet/
    그렇군요..ㅜㅜ^^
    네.. briquet씨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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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aseR

    크리스마스는… 365일 중 그냥 평범한 하루일뿐이에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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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NoSyu

    /MaerR/
    그래요..^^ 평범한 하루이기에 그냥 보낼 수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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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NoSyu

    /persia/
    솔로에게는 오직 자기계발만이 있을 뿐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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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방랑객

    저도 집에 트리 꾸며본게 언제적 일인지.. ㅋㅋ
    아, 그리고 교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크리스마스 챙기는건 아니에요-_-ㅋ 그냥 알아두시라구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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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NoSyu

    /방랑객/
    그렇군요.^^
    교인이라고 특별히 챙기는 게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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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민트

    저희 엄마는 종교와 상관없이 선물과 트리 꾸미기에는 인색하지 않으셨는데 언제부턴가 트리 장식물을 과도하게 사달라고 조른 이후부터 트리를 갑자기 이웃집에 기증해버리질 않나 (대 자 트리였음 ㅠㅠ) 초등 졸업이후로는 선물 땡. 스스로 커밍 아웃을… 제 생각은 클쓰마쓰는 선물 받는 나이까지만 특별할 뿐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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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Syu

      민트님도 비슷한 환경(응?)에서 자라셨군요.(응??)
      확실히 크리스마스는 선물을 주고 받는 나이에 특별합니다.
      가족, 친구, 연인….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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